[팩트체크] 맘스터치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
  • 이석 기자 (ls@sisajournal.com)
  • 승인 2020.12.2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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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절대적 지지 받으며 ‘가성비 버거’ 불려…사모펀드 인수 후 잡음 왜?

국내 토종 햄버거 프랜차이즈 맘스터치가 요즘 커뮤니티 게시판상에서 ‘핫’하다. 맘스터치는 외국 브랜드가 절대적 우위에 있던 2004년 국내 버거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이른바 ‘싸이버거’로 인기를 끌면서 전국에 1300여 개의 매장을 오픈했다. 국내 치킨 전문점 중 브랜드 평판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초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케이엘앤파트너스에 매각됐다. 이후 맘스터치를 둘러싼 잡음이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그 배경에는 외국 자본으로 구성된 사모펀드들의 잘못된 행태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가 있었다. 소위 ‘먹튀’ 세력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런 의심은 지난 6월 맘스터치가 메뉴 개편을 단행하면서 심화됐고, 최근 신제품 출시와 BI 리뉴얼 때까지 부정적인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한때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포괄) 소비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가성비 버거’로 불렸던 맘스터치에 과연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시사저널은 맘스터치를 둘러싼 논란을 팩트체크했다.

맘스터치 매장 외부 모습.

 

■ 논란1: 경쟁업체인 맥도날드 출신 인사를 영입해 경영전략을 답습하고 있다?

현재 커뮤니티상에서 가장 핫한 이슈 중 하나가 맘스터치의 답습 전략이다. 맘스터치가 최근 특정 브랜드 출신 인사를 영입한 후 해당 브랜드 전략을 따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산됐다. 소비자들에게 맘스터치의 답습 전략은 기정사실처럼 인식됐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올라온 사업보고서를 살펴봤다. 현 임원들 중 직전 근무지가 맥도날드인 사람은 1명이었다. 특히 기정사실처럼 커뮤니티에서 이야기 되고 있는 맥도날드의 대표로는 근무한 적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맘스터치 운영사인 해마로푸드서비스의 대표이사 역시 맘스터치 공채 출신으로, 20년 이상 관련 업계에서 경험을 쌓은 후 첫 기업의 수장으로 돌아온 이병윤 대표다. 회사 관계자는 “강점을 살리고 약점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영입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임원들 중 일부의 경력이 겹치기는 하지만 회사의 전략을 맘스터치에 이식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설명했다.

맘스터치와 관련한 각종 소문이 최근 커뮤니티 게시판에 도배가 되고 있다. 사진은 한 게시판 캡처 모습

 

■ 논란2: 혜자버거가 혜자를 버렸다?!

최근 맘스터치가 선보인 신제품 리얼비프버거로 몇몇 커뮤니티에서는 맘스터치의 행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가격이 기존 맘스터치 메뉴에 비해 꽤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혜자버거로 불릴 정도로 가성비를 추구하던 맘스터치가 이제는 고급화, 프리미엄만 추구하는 것이냐’ ‘사모펀드에 팔리더니 수익성만 쫓는 것 아니냐’ ‘돈을 쫓다 충성 고객을 놓치고 있다’는 등의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올해 6월 소비자 가격을 인상하고 메뉴 개편을 실시한 것을 두고서도 “모 경쟁사가 실패한 전략을 그대로 따라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맘스터치는 언론을 통해 “가성비 전략은 변함이 없으며, 리얼비프버거는 새로운 시도의 일환”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부정적인 소비자들의 시각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맘스터치 관계자는 “맘스터치의 브랜드 가치는 고객 만족에서 나오는 것임을 회사는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다. 특히 가성비는 맘스터치의 DNA이자 고객이 찾는 핵심 이유인 만큼 바꿀 수 없고 바꿔서도 안되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최근 출시한 리얼비프버거는 재료의 퀄리티를 높이고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이익 추구를 위해 고가의 신제품을 출시했다는 평가는 안타깝다”고 해명했다.

해마로푸드서비스 진천공정 전경

 

■ 논란3: 사모펀드 인수 후 패티가 작아지고, 재료가 부실해졌다?

다음으로 많은 논란 중의 하나가 사모펀드에 인수된 후 패티가 작고 재료가 부실해졌다는 내용이다. 사실 확인을 위해 기자가 매장을 방문해 보니 매장마다 조금씩 패티 크기나 두께가 달랐다.

맘스터치 본사에 사실 확인을 해봤다. 부인을 하지는 않았다. 맘스터치에 쓰이는 닭고기 패티는 별도 가공을 한 것이 아니라 닭고기 원육 그대로를 사용하기 때문에 일정 크기나 두께를 유지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싸이버거 등에 사용되는 닭다리 패티는 뼈를 발라낸 통다리살 형태로 매장에 입고되는데, 매장에서는 고객 주문 후 튀김옷을 입혀 튀기는 방식으로 조리한다. 이 과정에서 발골된 통다리살의 형태, 튀김옷이 입혀지는 형태 등에 따라 조금씩 다른 크기로 제공되는 것이 사실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러 재료를 부실하게 한 것은 아니라고 강변한다. 회사 관계자는 “사이즈나 두께가 아닌 표준 중량을 기준으로 납품처나 매장에 제공하도록 철저히 관리한다”면서 “시각적으로 편차가 많은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기존과 변화는 없다. 오히려 표준 중량보다 최대 20%까지 큰 패티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 논란4: 사모펀드에서 인수 후 이익만 추구한다?

결과적으로 모든 논란의 발단은 올 초 사모펀드가 기존 맘스터치 창업주인 정현식 회장으로부터 회사를 넘겨받으면서 시작됐다. 외국 자본으로 구성된 사모펀드가 이익 올리는데만 급급한 나머지 기업을 망가트린 사례가 그 동안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토종 프랜차이즈인 맘스터치 역시 그런 전례를 따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그 동안 적지 않았다.

사실 사모펀드의 궁극적인 목적은 피투자회사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매각하는 것이다. 이는 어디까지나 피투자회사의 이익에만 충실하다는 의미다. 다른 프랜차이즈처럼 오너 일가가 갑질을 하거나 ‘뒷돈’을 챙길 가능성이 없기에, 어떤 면에서는 사모펀드의 경영이 더 나을 수도 있다.

시사저널은 맘스터치를 인수한 사모펀드 출자자의 면면부터 살폈다. 그 결과 사모펀드지만 외국 자본은 하나도 없었고, 순수 국내 자본으로만 출자자가 모인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시선을 의식해서일까. 맘스터치를 인수한 사모펀드는 올해 초 코로나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대구 지역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쳤다. 하반기에는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인해 피해를 입는 가맹점 및 지역사회 단체를 위해 20억원을 지원하는 등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6월 취임한 이병윤 대표 역시 고객 중심과 현장 중심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더 나아가 소비자들과의 커뮤니티케이션 역시 강화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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