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은 백신밖에 없는데”…백신 공백기 언제 해소되나
  • 박창민 기자 (pcm@sisajournal.com)
  • 승인 2021.07.12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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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째 접종률 1% 포인트 상승에 그쳐…이달 말부터 50대 접종 시작
미국 모더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35만4000 회분이 8일 오후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 도착, 관계자들이 백신이 담긴 화물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모더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35만4000회분이 8일 오후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 도착, 관계자들이 백신이 담긴 화물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방역 대책이 벼락 끝에 몰렸다. 신규 확진자가 엿새 연속 1000명대를 기록하는 등 확산세가 거세지만, 코로나19의 해법인 백신 접종률은 제자리걸음이다. 전문가들은 유행 규모를 더 키우지 않으려면 백신 접종에 속도를 올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10명 중 3명만 1차 백신 접종…완료자는 1명에 불과

12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자는 470명이 추가돼 누적 1558만6937명이다. 인구 대비 접종률은 30.4%를 기록했다. 백신을 한 번이라도 맞은 사람이 10명 가운데 3명인 셈이다. 백신의 권장 횟수 접종을 모두 마친 접종 완료자는 이보다 훨씬 적은 11.4%(587만1559명)로 10명 중 1명에 불과하다.

백신 접종률은 지난달 말까지 급격히 증가하다가 7월부터 현재까지 장기간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 실제 국내 백신 접종률은 지난달 24일 29.4%에서 이날 30.4%를 기록해 18일 동안 1% 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지난 3주간 하루 평균 1차 접종자 수는 2만1600여 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접종 속도가 더딘 이유는 백신이 부족한 가운데 계약된 물량이 찔끔찔끔 들어오고 있어서다. 정부는 7~9월 2100만 명 이상이 1차 접종을 마치게 되고, 상반기 접종 인원을 합치면 9월 말에는 1차 접종자가 3600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정작 이달 들어 공급된 백신은 이스라엘과 맞교환하는 화이자 70만 회분을 제외하면 화이자와 직접 계약한 7000회 분, 모더나와 계약한 75만 회 분뿐이다. 특히 지난 5~6월 백신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면서 도입된 이른바 ‘노쇼 백신’도 대부분 소진됐다. 하필 4차 대유행과 맞물리면서 백신 수급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8일 오전 서울 성북구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오전 서울 성북구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계약된 백신 물량 수급 난항…7월 말부터 백신 접종 본격화

백신 공백기는 7월 말에나 해소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달 중 화이자·모더나·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000만 회 분이 도입되는데, 물량 대부분의 도입 시기가 이달 말에 몰려있다. 백신 수급에 맞춰 하반기 백신 접종도 이달 말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12일부터 만 55~59세 사이 일반 국민의 백신 접종 예약이 시작된다. 예약기간은 이날부터 17일 오후 6시까지다. 26일부터 다음달 7일 사이에 백신을 맞게 된다. 아울러 50~54세는 19일부터 예약을 실시하며, 다음달 9~21일 사이에 접종한다. 50대는 모두 위탁의료기관에서 모더나 백신을 맞는다.

백신에 대한 수요는 최고치다. 12일 시작된 55~59세 백신 접종 사전예약은 일시 중단됐다. 14시간 만에 백신 보유물량을 모두 소진했기 때문이다. 모더나 예약 첫날인 12일 자정, 접종 홈페이지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 서버가 다운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순서가 다가왔는데도 백신을 못 맞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백신이 공급되는 양도 중요하지만, 현재로선 접종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학과 교수는 “거리두기 4단계는 코로나19 확산 속도를 완화할 수 있지만, 완전히 통제할 수는 없다”며 “거리 두기 강화로 방역 대응 역량을 확보한 사이 빨리 백신 미접종자의 접종을 늘려야 확진자 수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델타 변이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 미국에서는 백신의 힘이 입증되고 있다. 미 CBS방송은 최근 자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의 52%가 델타 변이 감염자이고, 99.7%는 백신 미접종자라고 전했다. 신규 감염자의 과반을 차지할 정도로 델타 변이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백신 접종자는 그마저 피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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