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리더-크리에이터] 유튜버 ‘코스모지나’ 성진아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21.10.20 14:00
  • 호수 1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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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직업, 영상, 재미...어디에도 한계 두지 않는 ‘N잡러’

“명함을 드리는 게 딱히 의미가 없을 것 같긴 한데….”

유튜버 ‘코스모지나’ 성진아씨가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그는 소위 ‘N잡러'(여러 직업을 가진 사람)다.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영어강사와 작가, 크리에이터로 살고 있다. 모두 본인이 원해서 하는 일들이다.

ⓒ시사저널 이종현

성씨가 만들어 올리는 영상의 내용도 직업만큼이나 다양하다. 주로 영어 교육에 관한 팁을 알려주지만, ‘먹방’을 곁들여 고민 상담을 해줄 때도 있다. 하루를 활기차게 보내는 방법이나 좋은 습관을 기르는 노하우를 알려주기도 한다. 때론 브이로그 형식을 빌려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채널의 구독자는 주로 20~30대 여성이 많다고 한다.

성씨는 “영상 내용에 딱히 한계를 두지 않고 최대한 자유롭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단 공통된 원칙은 있다. 자극적인 내용을 담거나 ‘제목 장사’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성씨가 올린 영상의 제목만 봐도 그러한 원칙을 확인할 수 있다. “그냥 하는 사람이 가장 압도적이다” “내가 매일 하는 것들-일상루틴 24시” “영어회화 눈치보지 말고 나홀로 3개월 플랜!” 등 제목이 담백하고 직관적이다.

“솔직히 말해 자극적인 문구로 제목을 짓지 않으면 조회 수가 늘기 힘들다는 걸 저도 알아요. 또 조회 수가 잘 터지는 콘텐츠가 어떤 건지는 저도 잘 알죠. 예를 들어 뷰티 관련 콘텐츠는 조회 수도 높고 광고 단가도 세요. 그걸 알면서도 할 수 없는 이유는 제 정체성에 맞지 않기 때문이에요.” 성씨의 말이다. 그럼에도 유튜브 채널은 느리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채널을 개설하고 약 4년 만인 지난해 3월 구독자 10만 명을 달성했다. 유튜브 통계분석 사이트 녹스인플루언서가 집계한 성씨의 채널 점수는 국내 교육 분야에서 상위 10% 안에 들었다. 해당 점수는 채널 성장률, 구독자 참여도, 동영상 품질, 영상 업로드 빈도, SNS 종류의 다양성 등 5가지 항목을 평가해 산출된다.

성씨는 “구독자 수에도 사실 큰 의미를 두진 않는다”고 했다. 그는 “10만 명 넘을 때는 정말 기분이 좋았지만 그 이후부터는 큰 희열을 느끼진 못하는 것 같다”며 “대신 자극적인 내용을 배제하고 사람들이 관심 가질 만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고민이 더 크다”고 했다.

고민의 크기만큼 투자하는 시간도 많다. 성씨는 직장을 다니지 않지만 매일 아침 8시에 카페로 출근한다. 오전 시간에는 영어 강의 준비나 콘텐츠 구상을 한다. 오후에는 이동하면서 각종 미팅에 참여한다. 사비를 들여 여러 강의를 듣기도 한다. 보여지는 일을 한다는 점 때문에 틈틈이 운동하는 것도 빼놓지 않는다. 바쁜 일상에도 성씨는 “딱히 돈을 최우선 가치에 두지 않고 재미를 추구하다 보니 힘들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는다”고 했다.

“프리랜서로 살면서 제가 좋아하는 걸 했을 뿐인데 운 좋게도 직장인 평균 월급 이상의 돈을 벌고 있어요. 앞으로 직업의 의미는 크게 달라질 것 같아요. 직장인분들도 자신만의 경험을 살려 하고 싶은 일을 작게나마 시작해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사저널은 매년 창간 기획으로 ‘차세대 리더 100’을 선정하고 있다. 향후 대한민국을 움직일 리더를 발굴하기 위함이다. 올해도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분야에서 기대받는 100명을 엄선했다. 우선 여론조사 전문기관 ‘칸타퍼블릭’에 의뢰해 전문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시사저널 기자들이 각 분야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후보군을 압축했다. 최종적으로 시사저널 편집국에서 올 한 해 미디어에 나온 여러 자료들을 검토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쳐 ‘차세대 리더’ 100명을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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