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노조, 28일부터 무기한 총파업…“국민 불편 송구”
  • 유경민 디지털팀 기자 (wbql1214@naver.com)
  • 승인 2021.12.23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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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CJ대한통운, 사회적 합의 짓밟고 꼼수 부려”
전국택배노동조합 CJ대한통운본부가 오는 28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23일 서울의 한 CJ대한통운 지점에 택배 차량이 멈춰 서 있다. ⓒ 연합뉴스
전국택배노동조합 CJ대한통운본부가 오는 28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23일 서울의 한 CJ대한통운 지점에 택배 차량이 멈춰 서 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 CJ대한통운본부가 오는 28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연말에 ‘택배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는 23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쟁의권이 있는 1700여 명의 조합원을 상대로 총파업투표를 시행한 결과 93.6%의 동의를 얻어 파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총파업은 오는 28일부터 무기한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노조 측은 사측이 지난 6월 사회적 합의에 따라 택배기사의 처우개선 명목으로 택배요금을 인상했으나 이를 회사의 이익으로 돌리며 연간 3000억원의 추가 이윤을 벌어들였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지난 4월 170원의 택배요금을 인상했으나 CJ대한통운은 그 중 51.6원만 사회적 합의 비용으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영업이익으로 둔갑시켰다”며 “내년에도 100원을 추가 인상하고 그 중 70~80원을 원청(CJ대한통운)의 이익으로 가져가겠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박석운 택배노동자 과로사대책위 공동대표는 “CJ대한통운이 사회적 합의를 짓밟고 꼼수를 부리고 있다”며 “택배요금 인상분은 택배노동자의 처우개선과 과로사 예방에 쓰여야 하지만 자기 주머니에 넣으려 하고 수수료를 삭감하는 만행까지 저질렀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 측은 사회적 합의 이행을 위한 표준계약서에 ‘당일배송’ ‘주 6일제’ 등 과로를 유발할 수 있는 조항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의 요구안은 △택배요금 인상금액 수익 공정 분배 △별도요금 폐지 △부속합의서 철회 △노조 인정 △ 저상탑차 대책 마련 등이다.

23일 오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CJ대한통운 총파업 찬반투표 결과 및 향후 계획 발표' 기자회견에서 진경호 전국택배노조 위원장(왼쪽 두번째)이 투표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날 진행된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 93.6%의 찬성으로 오는 28일 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는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 연합뉴스
23일 오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CJ대한통운 총파업 찬반투표 결과 및 향후 계획 발표’ 기자회견에서 진경호 전국택배노조 위원장(왼쪽 두번째)이 투표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날 진행된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 93.6%의 찬성으로 오는 28일 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는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CJ대한통운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택배노동자의 78%도 총파업에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는 파업에 부정적이었던 기존 여론과 매우 다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노조의 결정에 따라 연말연시에 ‘택배 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노조는 오는 28일을 시작으로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동시다발적으로 총파업대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노조는 이번 파업으로 CJ대한통운 전체 물량의 20% 이상이 정상 배송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진 위원장은 “파업으로 인해 국민들의 불편을 초래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택배노조가 또 파업하냐’는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이 있는 것은 알지만 택배요금 인상분을 혼자 독식하는 택배사를 멈추게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사회적 합의 이후에 택배노동자들이 이제 안정을 찾기를 기대했으나 연말연시를 앞두고 파업에 나서야 한다는 현실이 아쉽다”며 “CJ대한통운만 유독 노동자와의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탈법적 행위를 바로잡기 위해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 측의 주장에 대해 CJ대한통운은 5년 전 타사보다 먼저 휠소터(자동분류장치) 등 자동화 시스템 설비가 구축되었기 때문에 분류 작업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아 인상된 택배요금 중 지급분이 낮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내년 1월부터 분류 전담 인력을 투입해 과로의 주 원인으로 지목된 분류작업에서도 택배노동자를 제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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