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윤석열은 어떨까…대국민 기자회견 일문일답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2.03.10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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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편 가르지 않고 통합의 정치하겠다”

헌정 사상 최초로 검사 출신 대통령 당선인이 탄생했다. 의회나 행정 경험 없는 ‘0선의 정치인’이 청와대로 직행한 사례도 윤석열 당선인이 처음이다. 윤 당선인이 이끌 대한민국의 향후 5년은 어떤 모습일까. 윤 당선인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어 그 구상을 직접 밝혔다.

윤 당선인은 ‘통합’을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이번 대선의 결과를 “나라의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우라는 개혁의 목소리이고 국민을 편 가르지 말고 통합의 정치를 하라는 국민의 간절한 호소”라고 해석하고 “오직 국민만 믿고 오직 국민의 뜻을 따르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윤 당선인의 당선 인사 전문과 이어진 일문일답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선 인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선 인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당선 인사

위대하고 자랑스러운 국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벅찬 마음과 무한한 책임감을 갖고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으로서 국민 여러분 앞에 섰습니다. 공직 사퇴 이후 지금까지 국민 여러분이 보내주신 지지와 성원이 있었기에 정치 초심자인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정치를 시작한 후 여러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럴 때 마다 왜 국민이 저를 불러내었는지, 무엇이 국민을 위한 것인지를 생각했습니다. 앞으로도 오직 국민만 믿고, 오직 국민의 뜻을 따르겠습니다.

공직자가 권력에 굴복하면 정의가 죽고, 힘없는 국민은 더욱 위태로워집니다. 국민들께서는 26년간 공정과 정의를 위해 어떠한 권력에도 굴하지 않았던 저의 소신에 희망을 걸고 저를 이 자리에 세우셨습니다. 정의가 무엇인지 고민하기 전에 일상에서 정의를 느낄 수 있게 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라는 뜻입니다. 이 나라의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우라는 개혁의 목소리이고 국민을 편 가르지 말고, 통합의 정치를 하라는 국민의 간절한 호소입니다. 새로운 희망의 나라를 만들라는 준엄한 명령입니다. 저는 이러한 국민의 뜻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정치적 유불리가 아닌 국민의 이익과 국익이 국정의 기준이 되면 우리 앞에 진보와 보수의 대한민국도, 영호남도 따로 없을 것입니다. 저 윤석열, 오직 국민만 보고 가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지금 4차 산업혁명 대응과 코로나 팬데믹 극복, 그리고 우리 경제의 고질적인 저성장과 양극화라는 전대미문의 거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로 세워 위기를 극복하고 통합과 번영의 시대를 열겠습니다.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철 지난 이념을 멀리하고, 국민의 상식에 기반하여 국정을 운영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국민 개개인에게 공정한 기회가 보장되고, 자율과 창의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역동적인 나라,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고, 일하는 사람이 더욱 잘사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정부 주도가 아닌 민간 중심의 경제로 전환하여 일자리를 창출하고, 중산층을 더욱 두텁게 할 것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따뜻한 복지도 성장이 없이는 지속할 수 없습니다. 지속 가능한 발전은 성장과 복지가 공정하게 선순환해야 가능합니다.

첨단기술 혁신을 대대적으로 지원하여 과학기술 선도국가로 발돋움하고, 초저성장의 위기에 처한 한국경제를 다시 성장궤도에 올려놓겠습니다. 성장의 결실로 어려운 이웃과 사회적 약자를 더욱 따뜻하게 보듬어서 한 사람의 국민도 홀로 뒤처지지 않게 하겠습니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구현하여 공공 의사결정이 데이터에 기반하고,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정부와 국민 간 쌍방향 소통 활성화를 통해 디지털 민주주의의 발전은 물론이고, 진정한 개인별 맞춤 복지의 시대를 열겠습니다.

그리고 코로나로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해 고통 분담에 적극 나서고, 미래 준비도 철저히 하겠습니다. 앞으로 다가올 또 다른 팬데믹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의 제도 개혁도 병행하겠습니다.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부정부패는 네 편 내 편 가릴 것 없이 국민 편에서 엄단하고, 우리 국민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적용되는 법치의 원칙을 확고하게 지켜나가겠습니다. 무엇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키는 안심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는 날이 갈수록 커지는 북한의 핵 위협과 미·중 전략 경쟁의 긴장 속에서 글로벌 외교 역량을 강화해 나가야 하는 과제 역시 안고 있습니다. 국민의 안전과 재산, 영토와 주권을 지키기 위해 어떠한 도발도 확실하게 억제할 수 있는 강력한 국방력을 구축하겠습니다. 북한의 불법적이고 불합리한 행동에 대해서는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하되 남북대화의 문은 언제든 열어둘 것입니다. 

당당한 외교와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로 거듭나겠습니다. 한·미동맹을 재건하고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인권의 핵심 가치를 공유하면서 포괄적 전략동맹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상호존중의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고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만들겠습니다. 지역별로 특화된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경제안보 외교를 강화하겠습니다. 대한민국을 국제사회에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존경받는 나라로 만들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국민을 위한 정치, 민생을 살리고, 국익을 우선하는 정치는 대통령과 여당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의회와 소통하고 야당과 협치하겠습니다. 국정 현안을 놓고 국민들과 진솔하게 소통하겠습니다. 참모 뒤에 숨지 않고, 정부의 잘못은 솔직히 고백하겠습니다. 현실적인 어려움은 솔직하게 털어놓고 국민 여러분께 이해를 구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이 자리에 서는 순간에도 시대를 관통하는 공정과 상식의 자유민주주의 정신과 법치라는 헌법 정신을 되새기고 있습니다. 더 자유롭고 더 공정한 대한민국,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고, 청년들이 꿈꿀 수 있는 나라를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가겠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국민의 고통과 마음을 보듬지 못하고, 국민의 신뢰에 보답하지 못한다면 준엄한 목소리로 꾸짖어 주십시오. 초심을 잃지 않고, 겸손한 자세로 국민만 보고 가겠습니다. 늘 국민 편에 서겠습니다. 국민을 속이지 않는 정직한 정부, 국민 앞에 정직한 대통령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 20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을 찾아 꽃다발을 받은 뒤,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 20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을 찾아 꽃다발을 받은 뒤,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기자회견 일문일답

Q. 호남 득표율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 지역통합과 국민통합이 국정과제로 떠오를 것 같은데 관련한 비전과 철학을 말해 달라.
A. 국민통합과 지역감정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안은 모든 지역이 공정하게 균형 있게 발전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는 것이다.

Q. 3권 분립과 관련한 선거 공약이 많은데 이는 입법이 전제돼야 실현될 수 있다. 의회는 현재 여소야대 국면인데, 거대 야당과의 관계 설정은 어떻게 할 것인가.
A. 대통령 선거가 이제 끝났다. 결과는 뒤돌아볼 이유도 없고, 오로지 국민과 함께 앞으로 나아갈 일만 있다. 여소야대 국면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자연스러운 일이다. 3권 분립도 어느 당이 대통령, 행정부를 맡게 되면 다른 당이 의회의 주도권을 잡게 되고 하는 것이 크게 이상할 일이 없다. 여소야대를 통해 민주주의와 정치가 성숙돼 갈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국익을 위해서 하는 일인데, 여당이든 야당이든 저는 (협치할 것을) 믿는다.

Q. 국민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겠다고 했다. 구체적인 방법을 설명해 달라.
A. 기자들과 간담회를 자주 갖겠다. 언론 앞에 자주 서겠다. 좋은 질문을 많이 던져 달라. 

Q.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장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당선인 비서실장에 장제원 의원이 내정됐다는 보도가 있었다. 인수위 구성을 어떻게 할 것인가.
A. 아직 인수위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빠른 시일 내에 구상을 해서 국민들 보시기에 불안하지 않도록 빨리 출범 시키겠다. 당선인 비서실은 인수위 지원과 출범을 돕는 일을 하는데, 소규모로 효율적으로 빨리 조직해서 인수위를 지원하고 인사를 검증하고 하는 초기 역할을 해야 할 것 같다. 원래는 선거운동기간에도 (인수위 출범을) 준비하는 일이 많다고 들었는데, 저는 사정상 그러지 못했다.

Q. 문재인 정부 출신으로서 정권을 넘겨받게 됐다. 전 정권과의 관계 설정은 어떻게 할 것인가. 대선 레이스 과정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대장동 의혹을 거론하면서 강력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는데 이에 대한 입장 변화는 없나. 
A. 오늘 아침에 문재인 대통령님의 당선 축하 전화를 받았다. 제가 생각할 것은 어떻게 하는 것이 국민에게 이익이 되고 도움이 되느냐 하나만 생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 정부와 잘 협조해서 국민들께 불편 없이 정부 조직을 인수하고, 지금 정부에서 추진한 일 중에 지속적으로 해야 할 과제는 관리하고, 새로운 변화를 줄 부분은 과감하게 변화와 개혁을 추진하겠다. 대장동 이야기는 오늘은 안 하는 게 좋지 않겠나. 그런 모든 문제는 시스템에 의해서 가야 할 문제다.

Q. 한‧일 관계 설정은 어떻게 할 것인가. 
A. 다른 모든 국가들처럼, 특히 한‧일관계는 과거보다 미래에 어떻게 하는 게 양국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지 잘 찾아나가야 한다. 한‧일 양국이 미래를 향해서 서로 공동의 협력을 구축해나가는 과정에서 과거 부분에 대해서도 진상을 규명하고, 서로가 정리하고 해결할 문제들을 함께 머리를 맞대고 가는 것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한‧일 양국의 미래 이익이고, 한‧일 미래세대가 지향해야 할 점이 무엇인가를 중점에 두고 생각해 나가겠다.

Q. 근소한 득표차였다. 그 배경에 젠더 갈라치기 전략이 주효하지 않았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출구조사 결과 성별 격차가 뚜렷한데 이 부분에서 어떻게 통합을 이끌어낼 것인가. 
A. 투표 결과보고 다 잊어버렸다. 젠더, 성별로 갈라치기 한 적이 없다. 다만 남녀의 양성의 문제라고 하는 것을 집합적인 평등이나 대등이나 하는 것 보다는 법과 제도가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개별적인 불공정 사안들에 대해서 국가가 관심을 갖고 강력하게 대응하고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거 과정에서 공격도 받고 오해도 받았으나 남녀 성별을 갈라 칠 이유가 무엇이 있겠나. 그런 것은 없으니 오해하지 마시고, 그렇게 하는 것이 오히려 여성을 더욱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Q. 후보 시절 비과학적인 방역지침을 철폐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 로드맵은 있나.
A. 지금부터 코로나로 인한 자영업자 소상공인의 경제적 손실보상과 긴급구제를 포함해서 방역과 확진자들에 대한 치료 문제를 인수위에서 바로 검토할 것이다. 코로나와 관련된 문제, 보건, 의료, 경제, 방역을 종합적으로 다룰 인수위 내 조직을 구성하겠다.

Q,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역할은 무엇인가.
A. 일단은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신속한 합당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 대표는 우리 당과 정부에 중요한 도움을 주시고, 역할을 할 것이다.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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