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배임’ 수사 中 해외 도피로 적색수배 된 금영엔터 회장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2.03.31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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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원대 횡령 혐의…과거 횡령·뇌물 공여·사기 처벌 전력도
ⓒ금영엔터테인먼트 제공
ⓒ금영엔터테인먼트 제공

김아무개 금영엔터테인먼트 회장이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중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11월 경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한 뒤 해외로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김 회장은 100억원대 회삿돈 횡령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2016년 옛 금영으로부터 노래반주기 사업권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회사를 인수한 뒤 금영엔터테인먼트로 사명을 변경해 운영해왔다.

김 회장에게 인수된 직후부터 금영엔터테인먼트는 기술사용료 명목으로 외부 업체에 자금을 제공해왔다. 해당 업체들은 금영엔터테인먼트의 전·현직 직원이 설립한 법인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외부 업체에 전달된 자금이 다시 김 회장의 개인 계좌나 그가 대표로 재직 중인 회사에 흘러 들어갔다고 보고 있다.

이런 의혹을 인지한 경찰은 지난해 9월 김 회장을 횡령·배임 혐의로 입건, 본격 수사에 나섰다. 같은해 10월에는 부산 소재 금영엔터테인먼트 사무실과 공장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고,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돈세탁에 활용된 외부업체의 실소유주가 김 회장이라는 진술과 물증을 다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은 수사가 본격화한 이후에도 김 회장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하지 않았다. 김 회장이 아무런 제지 없이 출국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그는 현재 두바이에 머물고 있으며 체류비용 대부분을 법인카드로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 회장에 대한 여권 무효화 조치와 함께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해놓은 상태다. 국세청도 올해 초 김 회장과 금영엔터테인먼트에 수십억 원 규모의 추징 세금을 통보하고, 김 회장을 경찰에 조세포탈 혐의로 고발했다.

김 회장은 앞서 횡령 등의 혐의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 2009년에도 횡령과 뇌물 공여 등의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자신이 운영하던 인공어초 제작 업체 자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았다. 외부 업체와 허위거래로 1억7000만원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해 개인 용도로 사용한 사실이 적발된 것이다.

김 회장은 또 인공어초 사업을 담당하는 공무원에게 뇌물을 준 혐의도 받았다. 그는 인공어초 사업 전반을 담당하는 공무원에게 사업 발주지원과 성공사례금 명목으로 2차례에 걸쳐 5000만원을 건넸고, 다른 인공어초 사업 담당 공무원에게도 사업 편의를 봐달라는 명목으로 1000만원을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회장은 2001년 사기죄로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신축을 계획 중인 어초공장의 기계설비공사 시공권을 주겠다며 건축설비업자를 유인, 8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다. 이 일로 김 회장은 2001년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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