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MS서 3개월씩 근무?…‘코인 폭락’ 권도형 이력 논란
  • 이혜영 디지털팀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2.05.16 14:1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투자자 패닉 속 ‘인턴’ 근무 이력 부풀리기 의혹도
루나·UST 폭락 사태와 권도형 대표 합성 이미지 ⓒ 트위터 캡처
루나·UST 폭락 사태와 권도형 대표 합성 이미지 ⓒ 트위터 캡처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와 테라USD(UST) 폭락 사태 파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코인을 발행한 권도형 테라폼랩스 최고경영자(CEO)의 이력을 둘러싼 논란도 점화됐다. 

16일 루나·테라USD 투자자들이 활동하는 온라인 카페 등에 따르면, 글로벌 빅테크 대표 기업인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엔지니어 출신으로 알려진 권 대표가 두 회사에 근무했던 기간이 각각 3개월에 불과하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해외 기업 커뮤니티 F6S와 링크드인 등에 기록된 권 대표의 이력에는 2012년 6월부터 같은해 9월까지 '애플 엔지니어'로, 2015년 6월~9월까지 '마이크로소프트 엔지니어'로 근무했다고 적혀 있다. 애플에서 근무했던 시기는 권 대표가 스탠퍼드대학(컴퓨터공학 전공)에 재학 중이던 때이고, MS에서 일했던 때는 대학 졸업 시기와 맞물린다.

권 대표가 재학 중 애플에서 3개월 간 일했고, 졸업 직후 MS에 소속된 기간도 3개월이라는 점에서 그가 두 빅테크 기업에서 '인턴'을 했을 것이란 추측으로 이어졌다.

권 대표가 루나와 테라를 발행하며 코인 시장에 화려하게 등장할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가 '애플·MS 엔지니어 출신' 이력이었기 때문에 논란은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권 대표가 스스로 웹사이트 프로필에 애플과 MS 경력을 각각 3개월로 표시해뒀다는 점에서 의도적으로 이를 부풀렸지는 불분명하다.

일각에서는 명문대 학력과 애플·MS를 거친 기업가가 내놓은 코인이라는 점에서 '묻지마 투자'를 감행한 투자자들이 '제 발등을 찍은 것'이라는 뼈아픈 분석도 내놓고 있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 야후파이낸스 캡처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 야후파이낸스 캡처

한편 권 대표는 2018년 소셜커머스 티몬 창립자 신현성 대표와 함께 테라폼랩스를 설립한 뒤 신 대표가 회사를 떠나면서 독자 경영체제를 이어왔다. 테라폼랩스가 내놓은 루나와 UST는 한국과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 받았고, 시가총액 기준 상위권에 오르면서 권 대표는 코인계 거물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코인 1개당 가치가 1달러에 고정(페깅)되도록 설계한 UST 시세가 최근 1달러를 밑돌면서 자매 코인인 루나 역시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후 UST와 루나는 급락세를 거듭하며 99% 이상 폭락하는 등 사실상 '제로 가치'에 수렴하고 있다. 일주일 새 두 코인의 시가총액은 58조원 가량 증발했다. 이에 두 코인에 투자했던 개인은 물론 글로벌 가상화폐 큰 손들도 대규모 손실 속 혼란에 빠졌다. 

권 대표는 지난 13일(현지 시각)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려 루나와 UST 폭락 사태와 관련해 처음으로 공식 사과했다. 권 대표는 "내 발명품(루나·UST)이 여러분 모두에게 고통을 줘 비통하다"고 실패를 자인했다. 그는 "나를 비롯해 나와 연계된 어떤 기관도 이번 사건으로 이익을 본 게 없다"며 "나는 (폭락 사태) 위기에 루나와 UST를 팔지 않았다"고도 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