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전 벼르는 미국 "너희들 떨고 있니?"
  • 모스크바·정다원 통신원 (dwj@e-sisa.co.kr)
  • 승인 2001.1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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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테러 전쟁, 10여 나라로 '확전' 태세…
소말리아 · 리베리아가 1차 공격 대상
워싱턴이 확전 시나리오를 짰다. 아프가니스탄 전선에서 약진한 전세를 몰아 새로운 전선으로 이동하려는 것이다. 미군 특전사는 필리핀으로 출발했고, 공군은 소말리아 정찰 비행에 착수했다. '워싱턴은 반 테러 전쟁이라는 명목으로 미국이 지정한 불량 국가와 반미 세력들을 제거하려는 유혹에 시달리고 있다'라고 러시아 일간지 〈네자비심마야(독립)〉는 논평했다(12월5일자).




워싱턴이 작성한 확전 대상국 목록은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국방부와 워싱턴 고위 관리들의 반복된 언급에서 대상국 윤곽은 드러나 있다. 러시아 주간지 〈블라스치(권력)〉는 미국이 잠재 표적으로 겨냥한 10여 국가를 들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이라크를 비롯해 북한 이란 소말리아 수단 예멘 필리핀 레바논 시리아가 미국의 공격 대상 후보국이다. 이외에 국제 테러 조직을 후원해온 라틴아메리카의 반미 통치자들과 발칸 반도 이슬람 테러 조직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워싱턴은 이들 국가에 대해 공공연히 불만을 표시해 왔다. 11월 말께 부시는 "테러주의자를 보호하는 자도 테러주의자이며, 테러주의자를 지원하는 국가도 마찬가지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세계를 협박·공갈할 목적으로 대량살상무기를 제조하는 국가나 단체는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워싱턴이 가정한 확전 잠재 대상국은 북한을 제외하고 모두 이슬람 국가이거나 이슬람 분리주의자와 싸우고 있는 나라이다. 아랍권과 남아시아권이 주요 표적인 것이다. 이들 국가는 성격상 세 그룹으로 분류된다.


첫째 그룹은, 대량살상무기를 제조한 국가로 워싱턴이 수차 경고해온 '불량 국가' 이라크·이란·북한이다.


둘째 그룹은, 인종·종교적으로 극단적인 테러 집단. 소말리아·수단·예멘·필리핀의 이슬람 분리주의자들이 이 범주에 속한다. 워싱턴은 분리주의자 제거 작전을 원조하고 친미 정권을 공고히 하려 할 것이다.


셋째 그룹은, 중앙 권력이 테러 단체와 긴밀히 연관되어 있고 이들 조직을 후원하는 국가들이다. 첫째 그룹에 속하는 이란을 비롯해 '헤즈볼라' 테러 집단을 지원하는 레바논과 리비아가 여기에 속한다.


아프가니스탄 전쟁 초기, 알렉산드리아 국가방위재단위원회(NDCF) 선임연구원 윌리엄 싱글레턴은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관심은 일시적인 것이다. 미국이 오사마 빈 라덴을 무력화하는 데 성공한다면, 워싱턴은 소말리아·이라크·콩고 등으로 관심을 돌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확전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였다는 얘기이다.


알제리·필리핀·예멘의 '친미 정권' 후원




전문가들은 미국 부시 대통령이 확전을 결심한다면, 신속하고도 효과적인 승리를 확신할 수 있는 대상을 선정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수년 간의 내전으로 찢긴 소말리아가 1차 대상이다. 1993년 미국은 소말리아에서 치욕적인 패배를 경험했다. 리베리아와 미얀마도 우선 공격 대상국으로 꼽힌다. 리베리아는 국제 다이아몬드 시장에서 미국 사업을 방해한다는 죄목으로 찍혔고, 미얀마는 마약 밀거래에 연관되었다는 혐의를 받아왔다.


또한 반정부 단체인 이슬람 분리주의자들과 전쟁을 치르고 있는 알제리·필리핀·예멘의 친미 정권을 후원할 수 있다.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만이 예멘의 군사 작전을 후원하리라고 확신한다. 이들 국가는 아라비아 반도에서 이슬람 혁명주의자들을 절멸시키기를 원한다고 미국은 믿는다.


워싱턴은 막강한 군사력·경제력을 배경으로 세계 전략을 착착 진행하고 있다. 러시아에 압박도 가하고 있다. 반 테러 전쟁 이후 급속히 가까워진 미국과 우즈베키스탄의 외교 관계는 크렘린의 두통거리이다. 최근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이슬람 카리모프는 독립국가연합(CIS) 집단 안보체제에서 탈퇴할 의사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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