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한미 모녀-형제, 이번엔 장외 신경전
임종훈 “정관변경 불가능…2026년 3월 완전한 경영권 확보” 3자 연합 “주주가치 훼손하는 독단적인 경영 견제해야”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모녀 측 3자 연합(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과 형제(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임종훈 대표)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는 7일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28일로 예정된 임시주총 결과를 자신하며, 그룹 경영권을 뺏기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다.
임 대표는 “한미사이언스는 제3자나 기타 세력에 좌지우지되지 않고, 나를 중심으로 현행 체제가 계속될 것”이라며 “내년과 내후년 인적 교체는 본인을 중심으로 인한 이사 선임으로 완전한 경영권을 확보하겠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오는 28일 개최될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에서 정관변경은 불가능하며, 설령 이사진이 5대5 동수로 재편돼도 임종훈 대표이사 체제는 2027년까지 계속된다”고 말했다. 오는 28일 열리는 한미사이언스의 임시주총에서 이사의 수를 늘리는 정관변경은 특별결의 사항이다. 설령 새로운 이사진이 진입하더라도 임 대표가 한미사이언스의 한미약품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어 변경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임 대표는 경영권 사수를 놓고 자신감도 드러냈다. 그는 “내년과 2026년에 걸쳐 (이사회의) 인적 교체가 이뤄진다”며 “저에 대한 이사회의 신임이 더욱 강력해지고 2026년 3월이면 완전한 경영권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3월 정기주총에서 3자 연합 쪽의 3명 이사진 임기가 끝나고 오는 2026년 3월 주총에서 송영숙 회장 임기가 만료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면서 “편을 갈라 앞잡이 역할을 하고 사익을 취하는 무리는 회사를 떠나야 할 것”이라며 “끝까지 선대 회장의 회사를 지키고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미사이언스는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며 2028년 매출 2조3267억원 달성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필요한 투자 예산은 8150억원으로 책정했다. 다만 8000억원 상당을 마련하기 위한 투자 유치의 구체적인 전략은 제시하지 않았다.
“한미약품그룹 안정적 성장 위협받아”
3자 연합 측도 연이틀 입장을 발표하며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은 지난 6일 임시 주총과 관련해 “제안 안건에 대해 찬성해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밝혔다. 송 회장은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신규이사 5인이 선임되고, 임종훈 이사가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핵심 사업회사인 한미약품에 대한 경영간섭과 부당행위가 반복되고 있어 한미약품그룹의 안정적인 성장이 위협받고 있다”며 “이에 이사수를 11명으로 확대하는 정관 변경과 이사 2인 선임을 통해 임종훈 대표의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독단적인 경영을 견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미사이언스의 중장기 전략에 대해선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진정한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날 3자 연합 측은 “지난해 한미그룹이 도출한 전략보고서를 ‘짜깁기’한 수준이어서 실망스럽다”며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도 계열사 대표와 몇 차례 인터뷰만 진행됐을 뿐, 작성되는 내용에 대해 한미그룹원 누구와도 공유되지 않은 ‘깜깜이 보고서’라는 점에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꼬집었다.
8000억원대 투자 계획에 대해서도 “조달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다”며 “이에 앞서, 개인 채무로 연간 이자비용만 100억 원에 가까운 비용을 쓰고 있는 두 형제의 오버행 이슈 해소 방안은 무엇인지 보다 허심탄회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