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가 부풀어 오르는 피부묘기증 [오윤환의 느낌표 건강]
꽉 끼는 옷이나 거친 직물 피해야…이완 기법 통한 스트레스 관리도 도움 돼
피부묘기증(描記症)은 피부에 가벼운 자극이 가해졌을 때 해당 부위가 부풀어 오르거나 발진이 생기는 피부질환이다. 이러한 반응은 피부를 긁거나 문지르는 등 물리적 자극에 의해 유발된다. 자극 부위에 가려움증과 함께 붉은 발진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증상은 수 분에서 수십 분간 지속되다가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전체 인구의 2~5%가 피부묘기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부묘기증은 모든 연령대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주로 젊은 성인에게서 더 흔하다. 성별이나 인종에 따른 유의미한 차이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부묘기증 기전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기계적 자극이 피부의 비만세포를 건드려 히스타민 같은 염증 매개체를 방출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국소적인 혈관 확장과 혈관 투과성 증가가 생겨 앞서 언급한 특징적인 팽진(두드러기)과 발적이 생기는 것이다. 피부묘기증이 발생하거나 증상을 악화시키는 데는 정서적 스트레스,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 페니실린 같은 특정 약물, 극단적인 온도 변화나 압력과 같은 물리적 요인이 유발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피부묘기증을 진단하는 데는 주로 임상적인 관찰이 주가 된다. 끝이 뭉툭한 물체로 피부를 강하게 긁으면 몇 분 안에 긁은 자국을 따라 선형 팽진이 나타나는지를 관찰한다. 피부묘기증의 주요 치료법은 2세대 항히스타민제(세티리진·로라타딘 등)다. 이런 약물은 가려움증을 줄이고 팽진이 생기는 것을 감소시킨다. 표준적인 용량으로 효과가 부족한 경우에는 의료진의 감독하에 약물 용량을 증가시키며 살필 수 있다. 그 밖에도 몬테루카스트 같은 류코트리엔 수용체 길항제가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특히 면역글로불린 E(IgE)를 표적으로 하는 오말리주맙이 기존 항히스타민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 효과적인 관리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오말리주맙으로 치료받은 피부묘기증 환자 54명을 대상으로 한 7개 연구에서 많은 환자가 증상 개선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연구에서는 항히스타민제, 류코트리엔 수용체 길항제, 오말리주맙을 포함한 다양한 치료 옵션을 평가했는데,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에게 오말리주맙이 효과적일 가능성이 있다는 결과가 확인된 바 있다.
피부 보습과 순한 비누 사용해야
피부묘기증과 건강 상태 간 연관성을 조사한 연구가 2022년에 있었다.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 환자 중 일부는 피부묘기증을 함께 겪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서로 다른 유형의 두드러기를 한 사람이 중첩해 가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또 피부그림증이 있는 사람은 다른 만성 두드러기 발생 위험이 증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피부묘기증과 자가면역질환 간 관계를 조사한 연구들도 있다. 피부묘기증 자체는 자가면역질환으로 분류되지 않지만, 피부묘기증 환자 중 자가면역성 갑상선염 발생률이 높다는 보고가 있다. 이러한 연관성은 피부묘기증 환자들이 특정 자가면역질환에 대한 소인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측면이 있다.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다.
환자들은 피부묘기증 관리를 위해 꽉 끼는 옷이나 거친 직물 등 이미 잘 알려진 물리적 유발 요인에 대한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완 기법을 통해 스트레스 관리를 시도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피부 보습을 유지하고 자극적인 비누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피부묘기증은 일반적으로 예후가 좋고 많은 환자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호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