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 이승환 콘서트 대관 전격 취소…“정치선동 자제서약 거부”

구미시장 “지역 시민단체의 반대집회도…관객 안전 등 고려”

2024-12-23     박선우 객원기자
가수 이승환 ⓒ드림팩토리클럽 제공

경북 구미시 측이 오는 25일로 예정됐던 가수 이승환의 데뷔 35주년 기념 콘서트 공연장 대관을 전격 취소했다. 이승환이 정치적 언행 등을 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에 날인을 거부했다는 이유에서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23일 오전 구미시청 대회의실 기자회견에서 “25일 구미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이승환 콘서트를 시민과 관객의 안전을 고려해 취소한다”면서 “구미시문화예술회관 운영조례 제9조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김 시장은 이번 결정과 관련해 “지난 20일 이승환씨 측에 안전 인력 배치 계획 제출과 ‘정치적 선동 및 오해 등의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요청했다”면서 “하지만 이승환씨 측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첨부된 서약서에 날인할 의사가 없다’는 분명한 반대의사를 서면으로 밝혀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10일 이승환씨 기획사에 정치적 선동 자제를 요청했다. 그럼에도 이승환씨는 지난14일 수원 공연에서 ‘탄핵이 되니 좋다’라며 정치적 언급을 한 바 있다”면서 “이러한 정치적으로 편향된 행동과 언급에 구미지역 시민단체가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지난 19~20일 두 차례 집회를 개최했다”고 짚었다.

아울러 “시민과 관객의 안전관리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민간 전문가와 대학교수의 자문을 구했고 위원회 의견을 수렴했다”면서 “문화예술회관의 설립취지, 서약서 날인을 거절한 점, 예측할 수 없는 물리적 충돌 등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해 불가피하게 대관을 취소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구미지역 13개 보수단체는 지난 19일 구미시청 앞 이승환 콘서트 반대집회를 열고 “대통령 탄핵으로 경제와 정치가 위기에 몰린 이 중대한 시국에 탄핵 찬성 무대에 올라 정치적 발언으로 국민 분열에 앞장선 이승환의 구미 공연은 즉각 취소해야 한다”면서 “콘서트를 빙자한 정치적 선동을 두고 볼 수 없다”고 촉구했다.

반면 이승환은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승환, 경북 구미 보수 세력 콘서트 반대 움직임에도 사실상 매진’이라는 제목의 기사 링크를 게재하고 “감사합니다 보수 우익단체 여러분”이라면서 “티켓 상황이 가장 안 좋은 곳이었는데 감사하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