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소추’ 한덕수 “비상계엄 얼마나 실망하셨는지 알지만…”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하며 탄핵소추 당한 韓 총리 “헌법재판관 충원하는 과정 중요해…여야 합의 반드시 필요”

2024-12-27     이원석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6일 서울 종로구 국무총리 공관에서 열린 주한미국상의·미국계 외투기업 간담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했다가 국회로부터 탄핵소추를 당한 한덕수 국무총리는 27일 “비상계엄을 겪으면서 국민 여러분께서 얼마나 놀라고 실망하셨는지 절절하게 느끼지만, 헌법재판관을 충원하는 과정도 중요하다”고 입장을 냈다.

한 총리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헌법재판관 충원이 얼마나 시급한 사안인지 잘 알고 있다. 다만 저는 헌법재판관 충원 못지않게 헌법재판관을 충원하는 과정도 중요하다는 점을 국민 여러분과 여야에 간곡히 말씀드리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총리는 “‘왜 거부권은 행사하면서 헌법재판관 임명은 거부하느냐’고 묻는 분들이 계시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말씀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여야 합의 없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라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했다.

그는 “‘여야가 합의를 못 할 테니 그냥 임명하라’는 말씀은 헌정사의 전례를 깨뜨리라는 말씀이자, 우리 정치문화에서 더 이상 토론과 합의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기정사실로 만들라는 말씀이기에 깊은 숙고 끝에 저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여야 합의를 청하는 말씀에 대하여 야당이 합리적 반론 대신 이번 정부 들어 29번째 탄핵안으로 답하신 것을 제 개인의 거취를 떠나 이 나라의 다음 세대를 위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저는 국회의 결정을 존중하며 더 이상의 혼란과 불확실성을 보태지 않기 위하여 관련 법에 따라 직무를 정지하고 헌법재판소의 신속하고 현명한 결정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