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밥상 화두도 ‘김문수’? 대선주자 포털 검색량 봤더니
金, ‘네이버‧다음 검색량’서 이재명 제치고 1위…與 주자들 상위권 대거 점령 진중권 “국민들, 尹 싫지만 이재명도 싫어해”…일각선 “金 일시적 거품 현상”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접어들고 처음 맞는 명절 연휴, 국민들은 조기대선 잠룡들 중 누구를 가장 많이 검색하고 있을까. 시사저널이 28일 네이버·다음(카카오) 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연휴가 본격 시작된 24일부터 27일까지 대권 후보들의 포털 검색량 추이를 분석해본 결과,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제치고 1위를 기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신년회견’ 이튿날도 ‘김문수 검색량’ 폭주
네이버 데이터랩 통계(일일 최대 검색량 100 기준)에 따르면, 김문수 장관은 지난 나흘 간 검색량 1위를 한 번도 놓치지 않았으며 평균 검색량 지수도 55에 달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 36,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16, 홍준표 대구시장 12, 오세훈 서울시장 12,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6, 김동연 경기지사 5, 우원식 국회의장 3을 기록했다. 전체적으로 여권 후보들이 검색량 순위 상위권을 점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대표의 지난 23일 신년 기자회견도 시선을 끄는 효과 면에서 다소 부족했던 모습이다. 일자별로 보면 이 대표는 기자회견 이튿날인 24일부터 27일까지 59→30→28→27을 기록한 반면, 김 장관은 같은 기간 100→49→36→34를 기록했다. 탄핵 정국 이후 단 한 번도 정국 관련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은 김 장관에게 이슈가 계속 집중된 것이다. 해당 기간 한 전 대표는 19→15→16→14, 홍 시장은 10→12→11→13, 오 시장은 6→17→12→13을 기록했다.
카카오 데이터트랜드 통계에선 김 장관과 이 대표가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이었다. 김 장관은 평균 검색량 지수 55로 이 대표(54)에 근소한 차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한 전 대표 27, 홍 시장 19, 오 시장 17, 김 지사 10, 유 전 의원 8, 우 의장 6 순으로 나타났다. 일자별로 김 장관은 100→51→37→31을 기록했고 이 대표는 87→46→40→43를 기록했다. 나흘 중 초반은 김 장관에게 이슈가 집중됐으나 이후 이 대표가 역전에 성공한 셈이다.
지역 구도에서도 김 장관과 이 대표는 검색량 대전에서 막상막하 접전을 펼쳤다. 지역별 평균 카카오 포털 검색량에서 서울은 김 장관과 이 대표가 각각 73으로 동일한 검색량을 기록했다. 보수 진영이 밀집한 부산(김문수 26-이재명 17)과 대구(김문수 21-이재명 16)에선 김 장관이 우세하게 나왔다. 반면 진보 진영이 밀집한 광주(김문수 9-이재명 12)와 수도권인 인천(김문수 23-이재명 24), 경기(김문수 86-이재명 100)에선 이 대표의 검색량이 더 높았다.
실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보수 지지층이 결집하면서 김 장관에게 힘이 쏠리는 경향도 파악된다. 시사저널이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18~19일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표본 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 응답률 22.2%)에서도 김 장관(46.4%)은 이 대표(41.8%)와의 양자대결에서 오차범위 내에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대표는 홍 시장에게도 양자구도상 각각 43.0% 대 43.7%로 오차범위 내에서 뒤처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與 내부서도 “김문수 지지율 오래 못 갈 것”
정치권에선 보수의 탄핵 정국에 대한 위기의식은 물론,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반감도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23일 ‘일곱번째나라 랩(LAB)’ 창립 심포지엄에서 해당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탄핵 정국에서도 이 대표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뚜렷하다”고 강조했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도 27일 시사저널TV 《시사끝짱》에 출연해 “국민들 다수는 ‘윤석열도 싫지만 그 다음이 이재명인 것도 싫다’고 생각한다”며 “극한 대립의 정치를 끊어줄 인물이 여당에서 나와 줘야 경쟁해볼 만한 지형이 마련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김 장관이 주목받는 추세가 일시적 ‘거품 현상’이라는 분석도 있다. 서용주 맥 정치사회연구소 소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 장관을 겨냥해 “(고목에 핀) 벚꽃이다. 잠깐 폈다가 질 것”이라며 “여론조사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층은 전광훈이 이끄는 태극기 부대다. 정치란 결국 정상으로 돌아가기에 건강한 보수(와 중도층의 선택을 받지 못할) 김 장관은 최종 후보가 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여권 내부에서도 비슷한 주장이 나왔다. 김근식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도 같은 방송에 출연해 “우리 당(국민의힘)의 잘못된 메시지가 지금 김 장관이 1위로 나오는 데 기여를 했다고 본다. 김 장관 지지율이 오래가지 못하는 것에 동의한다”며 “탄핵 결판이 나고 대통령이 형사 재판을 받게 되고 이재명 항소심 결과가 3월 초에 나와 양쪽 강성지지자들을 둘러싸고 있던 포연이 걷히면 김문수 후보 거품은 빠질 거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 결과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