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명품백 받은 날 “극우·극좌가 나라 망쳤다…없어져야”

민주당, 2022년 9월 김 여사-최재영 목사 대화 녹취록 공개 김 여사 “대통령 자리 올라가니…저 극우들은 미쳤다” 직격도 구치소 독방서 설 맞은 尹…변호인에 “계엄이 왜 내란이냐”

2025-01-29     이혜영 기자
2024년 11월 전라남도 고흥군 도양읍 소재 소록도를 찾은 김건희 여사가 기도하고 있는 모습 ⓒ대통령실 홈페이지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2022년 최재영 목사로부터 명품가방을 받은 날 "극우나 극좌는 없어져야 된다"고 한 발언이 공개됐다.

더불어민주당은 29일 언론 공지를 통해 김 여사가 2022년 9월13일 최재영 목사로부터 디올백을 건네 받은 당일 서울 서초구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촬영된 1분31초 가량의 영상 파일을 공개했다. 

코바나컨텐츠는 김 여사가 운영하던 전시기획 업체로, 윤 대통령 부부가 거주하던 아크로비스타 지하에 사무실을 두고 있었다. 

영상에서 김 여사는 최 목사에게 "아주 극우나 극좌는 없어져야 된다"며 "그들이 나라를 이렇게 망쳤다. 저희가 언제 이렇게 극우였나,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김 여사는 이어 "우선 제가 이 자리에 있어보니까 객관적으로 정치는 다 나쁘다고 생각한다"며 "막상 대통령이 되면 좌나 우 그런 것보다 진짜 국민들을 먼저 생각하게 돼 있다. 이 자리가 그렇게 만든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외부에서 봤을 때는 '저 사람은 우파'라고 하는데 약간의 비위를 맞춰줄 수는 있어도 근본적인 뿌리는 사실 다 통합하고 싶어(하는 것)"이라며 "그것을 제일 원하는 게 나"라고 부연했다.

김 여사는 "저는 그렇게까지 이편 저편이 아닌데 대통령 자리 올라가니까 어쨌든 보수의 힘으로 탄생한 정부니까, 어찌됐든 그들의 비위를 살짝 맞추는 건 있을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한번은 또 보수에서 저를 막 뭐라고 그런다. 권양숙 여사(故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와 김정숙 여사(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만났다고"라며 "영부인으로서 제가 그렇게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 않나. 보수도, 저 극우들은 미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1월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출석해 변호인단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피고인 윤석열' 구치소 독방서 설 맞아…"김 여사 건강 걱정"

'내란 우두머리'로 구속 기소된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구치소에서 설을 맞았다. 김 여사가 설 연휴 기간 중 윤 대통령을 접견할 것인지에 이목이 쏠렸지만, 정치권에서는 당분간 김 여사의 접견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의 구속 기소로 윤 대통령은 피의자에서 피고인 신분이 됐다. 윤 대통령은 아직 형이 확정되지 않은 미결수용자 신분이기 때문에 현재 수용된 독방에 그대로 머물게 된다. 올해 설 연휴는 교정당국에서 준비한 특식이나 특선영화 없이 실외 운동 시간만 주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에 직접 출석해 12·3 비상계엄은 내란이 아니라고 항변한 윤 대통령은 전날 변호인을 통해 "이번 계엄이 왜 내란이냐, 어떻게 내란이 될 수 있느냐"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을 변호하는 석동현 변호사는 전날 다른 변호인들과 서울구치소에서 윤 대통령을 접견한 뒤 이 같은 입장을 전했다. 

윤 대통령은 "거대 야당이 지배하는 국회 독재 때문에 나라가 위기에 처한 것으로 대통령으로서 판단해 주권자인 국민에게 위기 사항을 알리고 호소하고자 헌법상의 권한으로 계엄을 선포했다"며 "국회가 헌법에 정한 방법으로 해제를 요구함에 따라서 즉각 해제했다. 모든 게 헌법 테두리 내에서 이뤄진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혈 사태가 있었나. 인명 사고가 단 한 건이라도 있었느냐. 정치인들 단 한명이라도 체포하거나 끌어낸 적이 있느냐. 그런 시도라도 한 적이 있느냐. 이게 어떻게 내란이 될 수 있느냐"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석 변호사는 밝혔다.

윤 대통령은 처음부터 계엄 사태를 오래 유지한다는 생각을 가져본 적이 없다고도 주장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계엄을 유지하려고 하면 계엄 상태에서 행정·사법을 어떻게 운영한다는 정치 프로그램이 있어야 할 것인데 그런 프로그램을 전혀 준비한 적도 없고 실제 없지 않았냐"고 했다고 석 변호사는 밝혔다.

또 "계엄을 선포하기로 하고 지시하면서도 막상 선포를 하게 되면 국회에서 곧바로 해제 요구가 들어올 것을 예상했으며, 대통령 스스로도 국회 요구 시점이 어떻게 되든 계엄 상태란 것은 오래 끌 수 없는 일이고 또 그럴 생각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석 변호사는 윤 대통령이 김 여사의 건강 상태를 우려하고 있다며 "관저를 떠나온 이후 얼굴도 한 번도 볼 수 없었는데 건강 상태가 어떤지 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