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반 미래도시, 화성에서 보게 될 것”
[인터뷰] 정명근 화성특례시장 “단순한 스마트 행정 넘어 시민들이 AI를 직접 체감하고 활용하는 도시로 만들겠다”
경기 화성특례시는 대한민국 경제 지형에서 특별한 위치에 있다. 제조업체 수 전국 1위라는 강점을 바탕으로 벤처기업 육성, 디지털 전환 지원, RE100 산업단지 조성, 소공인 및 중소기업 지원 체계를 촘촘히 구축했다. 창업부터 성장, 해외 진출까지 ‘밀착 지원’을 실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AI 특화도시 화성시’로 발돋움하기 위해 시청에 전국 최초로 ‘AI전략과’를 신설하고 전담 TF를 운영하고 있다. 단순한 스마트 행정이 아닌, 산업 육성까지 포괄하는 전략적 접근이다. 이를 위해 카이스트 사이언스 허브, 홍익대 4차 산업혁명 캠퍼스 등 교육·연구 인프라를 구축하며, 기업과 연구소, 대학이 융합하는 ‘AI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다.
그 중심에 정명근 시장이 있다. 그는 지난 3년간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향후 5년, 10년 후 중장기적 안목에서 화성특례시의 청사진을 그려놓고 있었다. 정 시장은 인구 100만 특례시로서 경제 성장과 더불어 복지·문화·교육 분야 정책 강화를 약속하며, 첨단산업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향한 중요한 이정표로 삼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시사저널과의 인터뷰를 통해 화성시의 급성장 배경과 함께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화성시를 단순한 서울의 베드타운을 넘어 수도권 제조업과 첨단산업을 이끄는 주체로 키우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서울의 위성도시 아닌 주체 도시로 성장”
- 화성시가 대한민국 전체의 경제 무대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는가. 특히 산업단지 투자유치에 적극적인데, 그 구체적인 성과로는 어떤 게 있나.
“화성은 수도권 남부의 산업·물류 거점이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 등 대기업 연구시설이 집적돼 있고, 22개 산업단지가 운영 또는 조성 중에 있다. 이제 화성은 단순한 ‘서울의 위성’ 도시가 아닌 수도권 제조업과 첨단산업을 이끄는 주체 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화성시에는 지금 2만8000여 개 기업이 있다. 지난해부터 20조원 투자유치를 목표로 달려왔다. 기반시설을 대대적으로 확충하고, 투자기업에 원스톱 행정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벤처기업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벤처기업 인증 비용 지원, 창업지원 펀드 확대, 디지털무역지원센터 운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산업단지 중심으로 대기업과 우수 중소기업을 함께 끌어들이는 ‘투트랙 전략’을 쓰고 있다.”
- 이와 맞물려 자율주행 실증도시 유치 과정과 향후 추진 계획은 어떻게 되나.
“화성시는 자율주행 관련 연구·실험·인증·생산 등 전 주기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며, 새솔동 인프라를 활용한 자율주행 서비스 유치를 위해 노력해 왔다. 그 결과 740억원 규모의 자율주행 리빙랩 실증 사업을 유치하게 됐다. 올해 현장 및 센터 인프라 구축을 완료하고, 2026년부터 2년간 시민 참여형 자율주행 공공서비스를 실증할 계획이다. 거버넌스 구성, 시민 설명회 개최, 홍보 및 체험관 운영 등을 통해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를 확산시킬 계획이다.”
- 이를 위해서는 기업에 대한 지원이 필요할 텐데,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이 있나.
“화성은 전국에서 제조업체가 가장 많은 도시다. 이런 강점을 살려 기업 지원 체계를 촘촘히 짰다. 벤처기업육성촉진지구를 중심으로 사업화 자금을 지원하고, 디지털 전환을 도와 RE100 산업단지도 조성하고 있다. 또 소공인 지원을 강화하고, 중소기업자금 지원센터를 통해 자금난 해소를 돕는다. 쉽게 말하면 창업부터 성장, 해외 진출까지 모든 단계에 걸쳐 ‘밀착 지원’한다고 보면 된다.”
- 화성시가 ‘AI 특화도시’를 추진한다고 들었다. 특히 AI 부문에서 다른 도시들과 어떤 차별화 부분이 있는지 설명해 달라.
“화성은 AI 기반 미래도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시청에 전국 최초로 ‘AI전략과’를 만들고 전담 TF도 꾸렸다. 목적에 맞게 네 가지 방향을 설정했다. 도시 운영에 AI를 도입하는 ‘Urban AI’ 구현을 비롯해 시민 대상 AI 리터러시 교육, 공공서비스에 AI 활용, AI 박람회 개최를 통한 생태계 조성 등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시민들이 AI를 직접 체감하고 활용하는 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다른 지자체들이 AI를 단순히 ‘스마트 행정’ 정도로 접근하는 반면, 화성시는 산업 육성까지 포함한 전방위 전략을 짰다. 특히 카이스트 사이언스 허브, 홍익대 4차 산업혁명 캠퍼스 유치 같은 교육·연구 인프라도 구축하고 있다. 기업, 연구소, 대학이 한데 모이는 ‘AI 클러스터’를 화성에 만들 계획이다.”
- 한국의 실리콘밸리를 구상하고 있는 ‘화성 테크노폴’은 무엇인가.
“화성 테크노폴은 단순한 산업단지가 아니다.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주거, 문화, 교육 등의 혜택을 시민들이 모두 누릴 수 있도록 화성 테크노폴을 조성하고 있다. 경기도 산업의 핵심 기지로 삼성전자, 현대기아자동차 연구소, 한미약품 등 주요 기업이 위치하고 있으며, 22개 산업단지가 운영 및 조성 중에 있다. 이를 위해 우수한 기술인력, 첨단기업, 연구소, 양질의 정주 여건 등을 갖춘 도시로 발전시키고 있으며, GTX-A 개통과 함께 철도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또한 카이스트 사이언스 허브, 홍익대 4차 산업혁명 캠퍼스 등 이공계 특성화 대학과 첨단기업, 연구기관을 유치할 계획이다. 2024년에는 화성형 테크노폴 기본 구상을 수립하고, ‘화성동탄테크노폴 벤처기업육성촉진지구’ 지정을 통해 실현할 계획이다.”
2년 연속 출생아 수 전국 1위 “아동 친화도시”
- 도시가 생동감이 있으려면 무엇보다 시민의 건강이 우선돼야 하는데, 100만 화성 시민의 ‘정신 건강’ 증진 방안은 무엇인가.
“화성시는 기초 단위 지자체 최초로 자살 예방 시장 핫라인을 구축하고, 정신건강복지센터 내 위기 대응팀과 24시간 운영되는 정신 응급대응 민간 공공병상을 마련했다. 정신질환자의 자립과 지역사회 복귀를 위한 기반 구축에도 앞장서고 있다. ‘2025년 정신질환자 주거지원 시범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지역사회 안착을 지원한다. 아울러 마약 폐해 예방을 위해 다양한 기관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아동청소년 정신건강복지센터를 통해 아동과 청소년의 정신 건강 증진을 위한 맞춤형 상담과 치료를 지원하고 있다.”
- 화성시가 2년 연속 출생아 수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정책과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화성은 지리적으로 서울과 인접해 있고 면적은 서울의 두 배 이상이다. 그만큼 인구도 빠르게 늘어나 100만을 넘어섰고, 2040년에는 160만 명까지 예상된다. 화성시는 아동 친화도시 조성을 위해 아동이 권리의 주체로 존중받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어린이·청소년 의회 운영, 찾아가는 아동 권리 교육, 아동 권리 옴부즈퍼슨 등을 통해 아동의 시정 참여를 독려하고 기본권을 존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한 ‘화성아이사랑키움’ 통합시스템을 구축해 아동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디지털 융합 놀이 돌봄사업인 디지털 놀이터 2개소를 시범 조성 중이다. 저출생 대책으로는 출산 지원금을 확대하고 결혼 축하 수저 세트를 지원하며, 다자녀 가정을 위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 화성시 면적이 넓다 보니 신도심인 동탄신도시와 구도심(동쪽과 서쪽) 간 지역 격차에 대한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대안이 있나.
“화성시는 균형 발전을 시정 최우선 가치로 삼아 ‘화성형 균형 발전’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균형 발전 지원 조례를 만들어 실효성을 강화하고, 5개년 계획을 수립해 권역별 특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교통 인프라 구축과 지역 특성 극대화, 서해안권과 동부권의 특성에 맞춘 발전을 통해 지역 간 격차를 줄이고, 시민들이 자부심을 느끼는 도시를 만들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