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첫 국정 지지율 58.6%…국민은 “‘경제·통합·안보’에 집중하라” [배종찬의 민심풍향계]
대선 득표율 49.42% 넘어서…윤석열·박근혜보다 높고 문재인·이명박보다 낮아 김민석 인사청문 정국이 첫 고비…3대 특검, ‘사정 정국’으로 읽히면 중도 이탈 가능성
“언제나 공직 시작할 때보다 마칠 때 지지율이 높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6월16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캐나다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대통령의 임기 초반 지지율은 어느 수준일까.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6월9∼13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2507명을 대상으로 조사(무선자동 응답조사,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 ±2.0%p, 응답률 6.3%,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한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취임 첫 주 국정수행에 대해 응답자 58.6%가 ‘잘함’, 34.2%가 ‘잘못함’이라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잘 모름’이라는 응답은 7.2%였다(그림①). 이 대통령의 대선 득표율이 49.42%인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이다.
같은 조사기관의 역대 대통령 지지율과 비교해 보자. 역대 대통령의 취임 후 첫 국정수행 지지율은 문재인 전 대통령(긍정 81.6%, 부정 10.1%), 이명박 전 대통령(긍정 76.0%, 부정 18.4%), 박근혜 전 대통령(긍정 54.8%, 부정 36.2%), 윤석열 전 대통령(긍정 52.1%, 부정 40.6%) 순이다. 역대 대통령 지지율과 비교해도 결코 낮은 수치가 아닐 정도로 이 대통령의 출발은 고무적이다.
무난한 출발…중도 60%가 이 대통령 지지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이번 지지율을 보면 연령대별로 40대와 50대가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고, 지역은 호남이 견고하다. 직업별로는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가 이 대통령의 지지층 기반이다. 중도층의 이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는 59.5%로 나왔다. 즉 당장의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에선 중도층까지 올라탄 대선 승리 효과와 탄핵 기저 현상이 뚜렷하다.
그런데 대통령 지지율에 타격을 줄 만한 몇 가지 이슈가 등장하고 있다. 첫 번째는 인사다. 대통령의 임기 초반 국정수행 평가에 영향을 주는 단골 변수다. 이미 오광수 전 민정수석 낙마로 입장이 난처해졌는데,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자신의 정치자금과 관련된 의혹과 소위 아들의 ‘아빠찬스 논란’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중국 칭화대 석사학위 의혹 등이 불거졌다. 충분히 해명되지 않으면 이 대통령 지지율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또 하나의 변수는 사정 정국이다. 3대 특검으로 보수 정당 고사 작전에 들어간 사정 정국이 국민에게 충분한 공감대를 얻는다면 모를까, 자칫 보수 정당 괴멸을 노리는 정치적 탄압으로 인식된다면 대통령 지지율은 온전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중도층이 등을 돌리기 때문이다.
국민은 대통령의 지지율에 영향을 줄 주요 과제가 무엇이라고 보고 있을까. 4개 여론조사기관(케이스탯리서치, 엠브레인퍼블릭,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한국리서치)이 자체적으로 6월9~11일 실시한 NBS조사(전국 1001명, 무선가상번호 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응답률 19.4%,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서 새 정부가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1순위와 2순위 응답을 받은 결과 ‘민생경제 안정과 내수 회복’ 69%, ‘국민 통합과 정치 갈등 해소’ 30%, ‘관세 협상 등 외교 현안 해결’ 29% 등의 순으로 응답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즉 국민이 원하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향은 경제, 통합, 안보 순으로 이해된다. 이 외의 응답 순서로 ‘계엄 사태 진상규명’ ‘검찰사법 개혁’ ‘부동산 개혁’이 이어진다(그림②). 설문조사 보기의 계엄 사태 진상규명을 내란 특검으로 이해한다면 그렇게 최우선 과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얼마나 국민으로부터 공감을 얻느냐가 더 중요해진다.
특검이 ‘보수 궤멸’로 인식되면 중도층 이탈 가능성
대통령 지지율은 국정수행에 얼마나 중요할까. 이재명 정부는 행정권과 입법권을 모두 가진 강력한 정권이지만, 그 무엇보다 중요한 기반은 국민 여론이다. 헌법재판소에서 파면을 당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롯해 역대 대통령들은 ‘대통령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대통령 지지율은 주권자인 국민의 엄중한 평가다. 지지율 전광판은 한시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지표다.
빅데이터는 대통령 지지율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빅데이터 심층 분석 도구인 썸트렌드(SomeTrend)로 6월4일부터 18일까지 대통령 지지율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를 도출해 보았다. 대통령 지지율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는 ‘잘하다’ ‘신뢰’ ‘긍정적’ ‘잘못하다’ ‘긍정’ ‘기대’ ‘잘 모르다’ ‘잘하지 못하다’ ‘긍정적 평가’ ‘비판’ ‘눈치보다’ ‘부정적’ ‘달다’ ‘비판하다’ ‘공포 확산’ ‘방해하다’ ‘종말’ ‘논란’ ‘의혹’ ‘비난’ ‘희망’ ‘일 잘하다’ ‘혐의’ ‘지지하다’ ‘낮은 수준’ ‘신상’ ‘물가 상승’ ‘경기 침체’ 등으로 나왔다(그림③).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를 보면 부정보다는 긍정 연관어가 더 많은 편이다. 빅데이터 긍·부정 감성 비율을 보더라도 긍정 감성 비율이 63%, 부정이 35%로 나타났다.
최근의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을 보면 몇 가지 특징과 조건이 존재한다. 첫째, 더 이상 허니문 랠리(임기 초반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해 우호적인 현상)가 존재하지 않는다. 둘째로 진영 간 대결 구도가 정치적으로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이 대통령은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얻었던 49.42%의 득표율보다는 최소 10%포인트 이상 높은 60%의 긍정 지지율을 마지노선으로 여겨야 한다. 셋째로 이 대통령을 지지하는 중도층이 돌아서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국민 통합과 민생경제 회복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민심이 천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