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이어 또 출마? 트럼프 차남 “결심만 하면 정치는 쉬워”
FT 인터뷰서 “정치인 절반은 실망…내가 하면 훨씬 효율적으로 일 할 것” “정치로 돈 벌지 않은 가문이 있다면 바로 우리…각종 소송비용 5억 달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차남인 에릭 트럼프가 트럼프 가문에서 또 다른 정치인의 탄생 가능성을 시사했다.
에릭은 26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가 공개한 인터뷰에서 “마음만 먹는다면 정치는 쉬운 길”이라며 “나도 할 수 있고, 트럼프 가족의 누구라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인들의 절반 정도는 전혀 감흥이 가지 않는다”면서 “내가 하면 훨씬 효율적으로 일을 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다만, 에릭은 “문제는 가족을 다시 정치판으로 끌어들여도 괜찮냐는 것”이라면서 “지난 10년간 내가 겪었던 것을 자식들이 똑같이 경험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면 정계진출은 어렵지 않다”고 했다.
그는 또 2028년 차기 공화당 대선 후보로 JD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유력하게 떠오르는 가운데, 트럼프 일가에서 대선 주자가 나올 수 있는지에 대한 질의엔 “누가 알겠느냐. 나는 물론이고, 우리 가족 중엔 (정치에 나설) 사람이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정치를 하고 싶은지, 사랑하는 사람을 이 시스템의 잔혹함에 노출시키고 싶은지 여부”라며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아직 모르겠다”고 부연했다.
에릭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가족들이 다양한 사업으로 사익을 추구했다는 비판을 두고는 “정치로 돈을 벌지 않은 가족이 있다면 바로 트럼프 가족”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등 각종 소송으로 지출한 비용이 5억 달러(약 6800억원)에 달한다면서 “기회비용과 정신적 피해는 훨씬 더 크다”고도 주장했다.
앞서 뉴욕 맨해튼지방법원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 그룹이 관련된 사기대출 의혹 재판 선고공판에서 3억6400만 달러(약 4939억원)의 벌금을 선고한 바 있다.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은 2년간 뉴욕에서 사업활동이 금지되기도 했다.
에릭은 트럼프 대통령이 가족 기업인 트럼프 그룹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아버지는 제3차 세계대전을 막기 위해 바빴다. 내가 운영하는 어떤 사업에 대해서도 아버지는 관련이 없다”고 했다.
다만, 트럼프 그룹은 지난해부터 미국의 외교 정책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중동 국가들과 다수의 거래를 성사시켰다. 특히, 에릭은 최근 이란과 휴전 협정을 체결한 이스라엘에서 초고층 호텔 계약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놓고 그는 “전 세계에서 고급 호텔을 운영하는 건 내가 평생 해온 일”이라면서 “난 11세 때부터 건설 현장에서 일했다”고 전했다.
에릭은 또 지금까지 트럼프 그룹이 중국에 진출할 기회가 100차례는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라는 브랜드는 중국에서 굉장한 인기가 있다”면서 “그러나 관세 갈등과 무역 전쟁 와중에 중국에 진출하는 것은 적절한 때가 아니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아울러 형인 트럼프 주니어와 함께 가상화폐 사업에 나선 에릭은 “비트코인은 현대 사회에서 금보다 나은 자산”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