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정청래, ‘내란 척결’ 앞세워 국힘 해산? 위험한 발상”

“尹의 문제로 정당 전체 해산시키는 것 법적·정치적 불가능” ‘검찰 폐지’ 두고는 “공수처도 무용지물로 전락…현장 혼란 가중” “李대통령-정청래, ‘굿캅-베드캅’ 관계…충돌 지점 될 수도”

2025-08-05     박성의 기자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신임 당대표가 2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전국당원대회에서 당대표직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5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의힘 정당해산심판 청구’ 가능성을 시사한 것과 관련해 “야당 해산까지 밀어붙이는 건 민주주의 시스템 자체를 건드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특검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여당 대표가 제1야당 해산을 언급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주장이다.

진 교수는 이날 시사저널TV 《시사끝짱》에 출연해 “국민의힘(일부 의원들)이 계엄 해제를 의결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도 동참했던 정당인데 그런 당을 위헌정당이라 볼 수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당 해산이라는 게 법리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힘) 1호 당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이었다 해도, 당원 한 명의 문제로 정당 전체를 해산시킨다는 건 법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정청래 대표가 이같은 사실을 알고도 강성 지지층의 환심을 사기 위해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정당 해산은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될 수도 없고 청구 자체도 성립이 어렵다는 걸 알면서도 밀어붙이고 있다”며 “이런 비약적 논리를 계속 고집하면 결국 중도 민심이 등을 돌릴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또 “정청래 대표가 밀어붙이고 이재명 대통령이 마지막 순간 ‘숙고해 보겠다’며 말리는 구도는 ‘굿캅-배드캅’ 전략으로 보인다”며 “결국 일석이조의 정치적 효과를 노린 ‘짜고 치는 고스톱’일 수 있다”고 했다.

진 교수는 여당이 주도하는 검찰청 폐지를 포함한 개혁 법안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공수처도 결국 무용지물로 전락했는데 검찰을 대체할 경찰 조직은 법리 지식과 실무 능력도 부족하다”며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미제 사건이 두 배로 늘었고, 수사 베테랑이 떠나며 현장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방송법 개정 논란에 대해서는 “KBS 이사진 확대에 시민단체 추천 몫이 많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실제론 정권이 바뀌면 구성도 바뀐다”며 “민주당이 진정한 개혁의지를 보이려면 ‘우리가 정권을 잡아도 손대지 않겠다’는 자기 희생이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교수는 향후 정청래 대표의 ‘강성 리더십’이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실용 리더십’과 충돌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권력이 너무 강한 시기이고, 정청래 대표도 이를 인정한 상태”라며 “다만 시간이 흐르고 차기 구도가 본격화되면 ‘굿캅-배드캅’ 프레임이 충돌의 지점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진 교수 발언 전문은 유튜브 채널 ‘시사저널TV’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