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대립·극언 공방’ 정청래 vs 장동혁…갈 곳 잃은 민심, 무당층 1년새 최고치[배종찬의 민심풍향계]

장동혁 “정청래, 이재명·김어준의 똘마니” vs 정청래 “장동혁, 내란 수괴 똘마니” 무당층이 사실상 제1야당…정당지지도, 민주당 41%, 국민의힘 24%, 무당층 28%

2025-09-27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9월10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왼쪽 사진). 9월21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대구 동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야당탄압·독재정치 국민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연합뉴스

정치권의 대립과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거대 양당 대표들이 주고받는 막말도 위험 수위를 넘어서는 모습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9월21일 대구 동대구역 집회에서 “정청래는 음흉한 표정으로 이재명과 김어준의 똘마니를 자처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정 대표는 “윤석열 내란 수괴 똘마니 주제에 얻다 대고 입으로 오물 배설인가”라고 맞받았다. 이런 막말 공방전에 극단적 강성 지지층은 환호할지 모르나 대다수 국민은 정치에 등을 돌리게 된다.  

거대 양당의 극한 대결 국면은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갤럽이 9월16~18일 실시한 조사(전국 1001명, 무선가상번호 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 95%에 신뢰수준 ±3.1%p, 응답률 11.8%.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정치 지도자, 즉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 조국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 8%,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7%,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각각 4%, 김민석 국무총리,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선후보 각각 3%, 오세훈 서울시장 1% 순으로 나타났다. 58%는 특정인을 골라 답하지 않았다(그림①). 아직 한 자릿수에 불과하지만 상위권에 있는 빅3 모두 진영 간 대결 구도의 중심에 서있는 인물들이다. 앞으로 진영 격돌은 더 가속화할 전망이다.

與 실정에도 ‘반사효과’ 못 보는 제1 야당

정치권의 극한 대립 국면에 국민의 정치에 대한 혐오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갤럽 조사(9월16~18일)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41% 대 24%다. 대선 이후 지지율을 보면, 국민의힘은 30%대 지지율이 20%대로 빠졌다. 빠진 지지율은 민주당으로 이동하지 않고, 무당층(28%)으로 이동한 모습이다. 갤럽 조사에서 무당층이 28% 이상 나온 적은 지난 1년간 8월 둘째 주 조사(28%)를 제외하고는 없다. 한마디로 집권여당은 제1 야당의 실책에도 반사효과를 못 보고 있고, 제1 야당 역시 정부·여당의 여러 실정에도 반사이익을 못 보는 양상이다. 

국민의힘의 경우 한미 관세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고, 정청래-김병기 여당 투톱의 갈등, 내란 전담재판부 논란 등 여권에서 악재가 쏟아지고 있는데 그걸 호재로 전혀 살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오히려 장외 투쟁에 나서며 강성 지지층에만 소구하는 전략을 쓰고 있는데 당 내부에서도 반발과 우려의 목소리가 큰 상황이다. 전당대회 컨벤션 효과도 못 보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밀어붙이고 있는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한 공세에 효과적으로 맞대응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을 조사하기 위한 청문회를 9월30일 열기로 했다. 조 대법원장은 물론이고,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에 참여한 대법관들과 내란 사건 재판장인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도 증인으로 부를 계획이다. 국회가 대법원장을 소환해 법원 사무도 아닌 특정 재판에 대해 추궁하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도 대법원장을 국회로 부른 적은 없었다. 행정부와 입법부를 장악한 민주당이 대법원장을 상대로 탄핵·특검을 경고하고 법원의 참여 없이 사법 개혁을 밀어붙이는 것은 삼권분립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런 국면에서도 반사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무당층에도 뒤지는 국민의힘 지지율

그렇다고 민주당은 잘하고 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으로 내우외환, 사면초가 국면에 빠져있음에도 그 반사효과를 못 보고 있다. 60%대 지지율을 보이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도 상당하다. 

진영 대결의 선봉에 서있는 정청래 대표와 장동혁 대표에 대해 빅데이터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빅데이터 심층 분석 도구인 썸트렌드(SomeTrend)로 9월8일부터 23일까지 장동혁 대표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를 도출해 보았다. 장 대표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는 ‘비판하다’ ‘범죄’ ‘우려’ ‘의혹’ ‘기대하다’ ‘논란’ ‘혐의’ ‘체포’ ‘반발’ ‘긍정적’ ‘부정선거’ ‘갈등’ ‘실망스럽다’ ‘웃다’ ‘수괴’ ‘파괴’ ‘불법정치자금’ ‘공감’ ‘유감’ ‘기대’ ‘고발하다’ ‘진심’ ‘알려지다’ ‘지지하다’ ‘감사드리다’ ‘불법’ ‘희망’ ‘영향력’ ‘정상적’ 등으로 나왔다(그림②). 긍정적인 감성 연관어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부정적이다. 여당과 맞서야 하는 장동혁 대표 입장에서 유연한 당 운영을 생각할지 몰라도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로 보면 격렬한 대치 국면이다. 

정청래 대표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도 같은 조건으로 파악해 보았다. 정 대표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는 ‘비판’ ‘논란’ ‘의혹’ ‘우려’ ‘범죄’ ‘갈등’ ‘비판하다’ ‘반발’ ‘망언’ ‘체포’ ‘신뢰’ ‘막말’ ‘의혹제기’ ‘성공’ ‘유감’ ‘혐의’ ‘간사’ ‘비난’ ‘충격적’ ‘의심’ ‘국정농단’ ‘불만’ ‘진심’ ‘평화’ ‘공감’ ‘침대축구’ ‘파괴’ ‘일방적’ ‘심려’ ‘웃다’ 등으로 나타났다(그림③). 정청래 대표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 역시 긍정적 연결어가 등장하지만 대체적으로 여야 진영 간 대결의 골이 깊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협치는 없고 갈등과 대결만 남았다. 경제가 힘들다고, 민생이 어렵다고 국민은 아우성이지만 정치권은 진영 간 대결로 밤을 지새우는 내전 상태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에 대한 혐오감만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