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차세대 리더-스포츠] 조엘 진 육상 선수
‘유니버시아드 金’ 기적 이뤄낸 한국 육상의 희망
7월27일은 한국 육상에 기념비적인 날로 기억된다. 남자계주 400m 대표팀이 독일 보훔 로르하이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라인-루르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1위로 골인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육상이 세계대회에서 그것도 400m 계주 종목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이 4명의 영웅 중 한 명이 바로 2번째 주자로 나선 조엘 진(예천군청)이었다.
“조엘 진 선수의 타고난 잠재력 외에도 그의 성실함과 긍정적인 마인드를 높이 평가한다.” 지난 3월 KB금융그룹이 조엘 진 선수와 후원 계약을 체결하며 밝힌 말이다. 그의 성실성은 결과로도 증명됐다. 조엘 진의 기록은 해마다 성장을 멈추지 않았다. 16살이던 2022년 5월11일 춘계 전국초중고육상경기대회 결승에서 10초95 기록으로 우승한 것을 시작으로 다음 해인 2023년 10월15일 제104회 전국체육대회 육상 남자부문에서 10초46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조엘 진의 활약은 그 이후에도 계속됐다. 2024년 7월19일 제22회 전국중고육상경기대회 남자 고등부 100m 결승에서 10초35를 기록하며 한국 고등부 신기록과 타이기록을 세우며 우승한 조엘 진은 올해 유니버시아드대회 400m 계주 금메달이라는 잭팟을 터뜨렸다. 다음은 ‘2025 차세대 리더’에 선정된 조엘 진의 시사저널 인터뷰 내용이다.
시사저널 차세대 리더 100인에 선정된 소감은.
“선정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가능성 있는 다음 세대라고 지목해 주신 만큼 더 열심히 해서 좋은 성과 이루라는 의미로 생각한다.”
남자 100m 개인 최고기록을 1년 만에 다시 썼다. 경기 때마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하는가.
“기록을 의식하면 오히려 경기가 무너지는 경험을 많이 했다. 감독님의 지도하에 기록보다는 올바른 자세를 잡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조금씩 나아져야 한다는 부담은 늘 있지만 훈련 때 연습해온 것을 잘 적용해 보자는 마음만 갖고 경기에 임한다.”
롤모델이 있는가.
“특정 한 명의 선수를 롤모델로 두기보다는 세계무대에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확립하고 경쟁하는 선수들을 보며 배우려고 한다. 누군가를 그대로 따라가기보다는, 제 몸에 맞는 기술과 리듬을 찾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선수로서는 미국의 노아 라일스를 좋아한다. 실력도 최고지만 그만의 자신감과 스스로 책임지는 자세를 배우고 싶다.”
지금까지 성장해 오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발뒤꿈치 성장통 때문에 중학교 3학년까지 훈련조차 어려운 시기가 있었다. ‘이 길이 맞나’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어머니와 코치님의 격려가 큰 힘이 되었다. 통증이 덜할 땐 달리고 심해지면 쉬기를 반복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종종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그림 그리기나 기타를 치기도 했다.”
한국 육상이 국민으로부터 더 사랑받는 종목이 되기 위해선 어떤 방법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결국은 선수들이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게 가장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유니버시아드대회 계주에서 이룬 작은 성과 이후에 쏟아지는 관심들을 보면서 ‘실력이 좋아지면 더 많은 분이 응원해 주시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2026년 목표가 있다면.
“2026년에는 10초1대 기록을 내는 선수가 되고 싶다. 그리고 일정한 기록을 유지하는 안정감 있는 레이스를 보여주고 싶다. 그 안정감을 갖고 2026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에서는 ‘포디움’(시상대)에 올라가는 것이 목표다.”
‘2025 차세대 리더’ 100인, ‘대한민국의 미래’를 미리 보다
시사저널-한국갤럽 일반국민·전문가 1000명 설문조사, 해당 분야 전문가 추천
새 시대의 ‘희망·요구·과제’ 상징…‘대한민국 권력 지도’에 새겨질 우리의 자화상
‘차세대 리더’를 선정하는 일은 왜 중요할까. 대한민국의 미래를 ‘미리’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각 분야에서 샛별처럼 떠오른 이들은 그 자체로 상징적이다. 차세대 리더에 주목하면 대한민국이 어디로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대중이 지금 무엇을 원하고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동시에 우리가 무엇을 놓치고 흘려보내고 있는지도 알 수 있다. 우리의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는 것이다.
‘2025 차세대 리더 100’ 선정 과정은 지난해와 대동소이하다. 정치, 경제(기업·IT·스타트업), 사회(법조·환경·NGO·종교·의학·과학·크리에이터), 문화(예술·영화·방송연예·스포츠·레저) 등 각 분야에서 내일의 대한민국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측되는 인물 100명을 추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에 의뢰해 일반 국민 500명, 전문가 500명 등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이를 기초자료로 시사저널 기자들이 각 분야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후보군을 압축했다. 최종적으로 시사저널 편집국에서 올 한 해 미디어에 나온 여러 자료를 검토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쳤다. 분야별 인물 순서는 무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