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구청장, 여성 공무원 ‘백댄서 논란’에…결국 사과

고개 숙인 문인 구청장 “심려 끼쳐 사과…초심 다시 살필 것” ‘공무수행 출장’ 신청한 여성 간부 8명, 구청장 백댄서 역할 민주노총 “직권남용·세금 낭비” 비판…행안부, 경위서 요구

2025-11-17     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문인 광주 북구청장이 전국노래자랑 무대에서 자신의 노래에 백댄서 역할을 한 여성 간부공무원들의 공무출장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문 구청장은 17일 새올행정 게시판에 올린 ‘전국노래자랑 관련 직원 사과문’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저로 인해 심려를 끼쳐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문인 광주 북구청장 ⓒ광주 북구 제공

문 구청장은 “북구 발전을 위해 여러분과 공들여 쌓아온 노력과 자존심을 구청장인 제가 무너뜨렸다는 자책감에 시달린 주말을 보냈다”며 “사려 깊지 못한 부족함으로 비판과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고통이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초심을 다시 살피겠다”며 “여러분들도 흔들림 없는 자세로 주민을 위해 해 오신 일을 이어가 달라”고 강조했다.

문 구청장은 지난 6일 동강대학교에서 열린 KBS 전국노래자랑 녹화 무대에 직접 올라 대중가요 ‘아파트’를 불렀다. 당시 여성 공무원들은 그를 뒤따라 선글라스와 스카프를 착용하고 응원 도구까지 흔들며 춤을 췄다. 

광주 북구청 소속 자치행정국장·가족복지국장·보건소장·주민자치과장·체육관광과장 등 여성 간부 공무원 8명이다. 해당 공무원들은 구청장과 함께한 노래자랑 무대가 공무 수행이라며 ‘출장 신청’도 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고, 각계의 비판이 봇물을 이뤘다. 

민주노총 광주본부는 13일 “주민들이 진정 필요로 하는 것은 구청장의 무대를 빛내 줄 백댄서가 아니라, 민원 현장에서 주민을 지원하는 공무원”이라며 “구청장 무대의 백댄서 역할을 ‘공무 수행’으로 출장 처리한 것은 명백한 직권 남용이자 세금 낭비”라고 밝혔다.

공무원노동조합 광주본부도 성명을 통해 “공무원들을 들러리 삼아 다른 공무원들의 자존감을 무너뜨렸다”며 “자발적 참여라고 해도 이를 용인한 구청장의 책임이 크다”고 비판했다.

북구의회도 전날 “평일 근무 시간에 공무 목적 출장을 신청하고 무대에 오른 것에 대해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구의회는 문인 북구청장을 향해 “공직자에게 부적절한 역할을 부여하거나 직무범위를 벗어난 활동을 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날을 세웠다.

행정안전부는 사실관계 파악을 위한 경위서를 요구했다. 이날부터 자체 감사에 들어간 북구는 이들의 행위를 공무로 볼 수 있는지, 자발적 참여가 맞는지 등을 파악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