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 당뇨병, 10년 사이 80% 가까이 늘어

정기적 혈당 체크 등 능동적 관리 필요

2025-11-20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매년 11월14일은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당뇨병연맹(IDF)이 지정한 ‘세계 당뇨병의 날’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당뇨병 환자 수는 2014년 207만8650명에서 2024년 360만2443명으로 73.3% 늘었다. 특히 20~30대 환자는 같은 기간 8만7273명에서 15만6942명으로 79.8% 늘어, 젊은 층에서 상승세가 더욱 가파르게 나타났다.

이근아 KH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검진센터(대구동구) 진료과장은 “당뇨병은 위험 신호를 조기에 발견해 체계적으로 관리하면 충분히 조절할 수 있지만, 방치하면 평생 합병증 위험을 안고 살아야 하는 질환”이라며 “젊은 환자들은 증상이 분명하지 않아 스스로 이상을 느끼지 못하고, 정기 건강검진 참여율도 낮아 진단 시기가 늦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당뇨병 상승의 배경에는 불규칙한 식습관, 운동 부족, 과도한 스트레스와 음주 등으로 인한 비만 상승이 중요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전체 인구와 동일하게 20~30대에서도 비만 상승이 두드러진 만큼, 젊은 층 당뇨병 유병률 상승과 무관하지 않다. ‘2023년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19~29세 비만율은 2014년 23.9%에서 2023년 33.6%로 상승했다. 30~39세 역시 같은 기간 31.8%에서 39.8%로 상승해 다른 연령대보다 더 가파른 기울기를 보였다. 

젊은 층 당뇨병에서 특히 우려되는 부분은, 스스로 질환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심각성을 낮게 평가해 체계적인 관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러한 경향은 다른 연령대보다 낮은 건강검진 수검률에서도 확인된다. 한국건강관리협회가 발표한 2024년 통계에 따르면, 전체 내원자 557만2548명 중 20·30대는 약 18.7%에 그쳤다. 

당뇨병은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거의 없어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쉬운 질환이다. 갈증, 피로감, 잦은 소변 같은 비교적 흔한 증상으로 시작되기 때문에 스스로 질환을 의심하지 못한 채 방치되는 사례가 많다. 그 결과, 상당히 진행된 뒤에야 진단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KH한국건강관리협회 제공

 

이처럼 발견이 늦어지면 췌장의 인슐린 분비 기능이 이미 상당 부분 저하된 경우가 많아 치료가 복잡해지고, 다양한 합병증 위험에도 더 크게 노출된다.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 전신의 혈관이 손상돼 합병증 발생률이 높아지는데, 대표적으로 망막병증·신장병증·신경병증 같은 미세혈관 합병증이 있다. 또한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대혈관 질환 위험도 일반인보다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젊은 시기부터 비만, 불규칙한 생활습관 등 주요 위험 요인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당뇨병에 더 이른 나이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발병 시점이 빨라질수록 혈당을 관리해야 하는 기간이 길어지고, 이미 시작된 혈관 손상으로 인해 합병증 위험도 누적될 수 있다. 따라서 젊을 때부터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혈당 측정을 통해 위험 요인을 조기에 발견하고 교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당뇨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능동적인 자가 관리가 중요하다. 가장 기본이 되는 실천은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혈액검사를 받고, 평소에도 혈당 변화를 꾸준히 확인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연속혈당측정기(CGM) 사용이 확대되면서 특정 음식이나 활동이 혈당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규칙적인 혈당 측정은 개인의 생활습관이 혈당 조절에 미치는 영향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며, 이를 바탕으로 식단 구성과 운동량을 조절하는 등 능동적 관리가 가능해진다. 

이근아 진료과장은 “당뇨병 가족력이 있거나 비만 등으로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경우,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위험 요인을 조기에 확인하고 생활습관을 즉시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정기적인 혈당 측정은 당뇨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합병증 위험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이를 능동적인 예방 전략으로 인식하고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