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코스피 외국인 흐름 보니…영국은 팔고 미국은 사들여

미국은 1조1000억원 순매수…장기투자 비중 높아

2025-11-25     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2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11월 들어 '불장'을 이어오던 코스피가 조정을 받고 있는 가운데, 가장 많은 국내 주식을 팔아치운 외국인은 영국과 일본 투자자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거래소가 집계한 외국인 국적별 순매수·순매도 동향 자료에 따르면, 이달 1∼24일 사이 국내 상장주식을 가장 많이 매도한 외국인은 영국 투자자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계 헤지펀드 자금은 상대적으로 단타에 치중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이번 증시 조정의 빌미가 된 '인공지능(AI) 버블' 논란 등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 투자자들은 이 기간 모두 4조990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는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외국인 누적 순매도액 전체(13조5328억원)의 36.9%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어서는 일본(7390억원), 룩셈부르크(4200억원), 말레이시아(3120억원), 독일(3050억원) 순으로 매도세가 강했다.

영국과는 반대로 장기투자금 비중이 큰 미국 투자자는 이달 1∼24일간 1조1210억원을 순매수했다. 미국 투자자들은 올해 5월 이후 꾸준히 한국 주식을 매수하다가 지난달 1조원 순매도로 돌아섰는데, 주가 하락을 저가매수 기회로 삼아 이달 들어 다시 비중 확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조세회피처로 알려진 케이맨 제도(9840억원), 버뮤다(1520억원), 노르웨이(2170억원), 싱가포르(1190억원) 투자자들도 한국 주식을 대거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올해 5∼10월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21조3129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지만, 이달 들어 13조원 이상을 순매도 중이다. 이에 코스피는 전날 3846.06으로 거래를 마쳐 지난 3일 기록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4221.87) 대비 8.9% 내렸다.

금융감독원이 별도로 집계하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주식을 가장 많이 보유한 외국인은 미국인으로 나타났다. 미국인은 총 511조1000억원 상당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전체 외국인 보유량의 40.9%에 해당한다. 이어 영국(142조4690억원), 싱가포르(85조8230억원), 룩셈부르크(66조220억원), 아일랜드(51조4120억원), 호주(44조4610억원), 네덜란드(42조1440억원), 노르웨이(33조8650억원), 캐나다(30조5100억원), 케이맨제도(29조320억원), 중국(28조2720억원), 스위스(23조7890억원), 일본(22조8060억원) 등 순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