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교통정리’ 가능할까…與지도부 너도, 나도 “지선 출마할래”

전현희 ‘서울시장’, 한준호·김병주·이언주 ‘경기지사’ 출마 거론 사퇴 시한 12월3일…선출직 최고위원 공석 시 내년 보궐선거

2025-11-25     박성의 기자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맨 오른쪽)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날 예정된 당무위원회에서 논의될 ‘당원 1인1표제’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들 상당수가 내년 6·3 지방선거 출마를 저울질하면서 물밑 경쟁이 심화되는 분위기다. 출마를 위한 최고위원 사퇴 데드라인(12월3일)이 다가온 가운데 지도부도 ‘출마 러시’를 최소화하기 위한 교통정리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최고위원 9명 중 최대 6명이 내년 6·3 지방선거 출마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현재 전현희 최고위원이 서울시장, 김병주·이언주·한준호 최고위원이 경기지사, 황명선 최고위원이 충남지사, 서삼석 최고위원이 전남지사 선거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헌 제25조는 시·도지사 선거 출마 시 선거일 6개월 전까지 당직 사퇴를 규정하고 있어, 출마 예정자들은 내달 3일까지 결단을 내려야 한다.

취재에 따르면, 일부 최고위원들은 지인들과 일부 지지자들에게 ‘출마할 결심’을 이미 전했다고 한다. 한준호 최고위원은 사실상 이미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한 최고위원은 지난 20일 오마이TV에 나와 경기도지사 출마를 위한 최고위원직 사퇴를 암시하며 “다음 주쯤 해서는 거취를 표명해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고위원들이 모두 지방선거 후보자로 나설 경우 상황에 따라 정청래 지도부는 붕괴될 수 있다. 9명의 민주당 지도부 중 과반인 5명 이상의 최고위원이 일시에 사퇴할 경우에는 민주당 당헌 제112조의3에 의거해 당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될 수 있고, 현 지도부는 즉각 해산된다.

이에 민주당 지도부는 내부적으로 ‘후보 교통 정리’를 분주히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지호 민주당 대변인은 24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최고위원들의 지방선거 출마가) 지도부 붕괴로 이어지 않도록 내부 조율 과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최고위원이 지방선거 출마로 자리를 비울 경우 해당 공석은 보궐선거로 메워질 전망이다. 민주당 당헌 25조 3항은 선출직 최고위원이 궐위하면 2개월 이내에 중앙위원 50%·권리당원 50% 투표로 후임을 뽑도록 규정한다. 현 지도부 임기가 내년 8월 초까지라 잔여 임기가 8개월 이상이어서 중앙위원 지명이 아닌 정식 선거 절차를 밟아야 한다. 보궐선거는 내년 1월 중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최고위원들의 사퇴가 임박한 것과 관련해선 “현재 당에서 특별히 논의하는 것은 없고, 당대표께 사퇴 사유를 적은 사직서를 내면 사퇴하는 것”이라고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사퇴일 기준 잔여 임기가 8개월 이상 남아있으면 보궐선거를 치러야 하는데, 지금 사퇴 시한이 12월3일 24시로 돼 있어서, 8개월 이상 남은 경우에 해당하므로 보궐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