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 작품 만드느라 제 한몸 못 돌보고…
  • 고재열 기자 (scoop@sisapress.com)
  • 승인 2004.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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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개그림으로 유명한 민중화가 최병수씨(45)는 늘 생명의 아우성에 귀를 기울였다. 1987년 민주화의 한복판에서 ‘한열이를 살려내라’며 걸개그림을 내걸었던 그는 무분별한 간척사업에 반대해 ‘새만금을 살려내라’며 장승을 세웠고, 이라크에서 희생된 김선일씨를 기리며 ‘살고 싶다’는 판화를 새겼다.

민주화운동가에서 환경운동가로, 다시 반전운동가로 모든 죽어가는 것들의 울음소리에 주목했지만 정작 그는 자기 몸이 죽어가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찾아간 이라크에서 그는 피를 토하고 쓰러졌다. 위암 3기 판정을 받은 그는 현재 위의 70%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고 순천향대병원에서 항암 치료를 받고 있다.

멀쩡하던 그가 위암에 걸리게 된 데에는 이라크 전쟁이 많은 영향을 끼쳤다. 동생 최병철씨는 “이라크 전쟁의 스트레스가 형의 병을 키웠다”라고 말했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 현대 민중미술의 새로운 양식을 개발한 화가로 이름이 올라 있지만 최씨의 삶은 가난하기만 했다. 건강보험증조차 없는 그의 병원비를 지인들이 한푼씩 모아 겨우겨우 내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농협 후원계좌: 539-02-225650 최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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