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 누비는 한국인 산악 가이드
  • 안철흥 기자 (epigon@sisapress.com)
  • 승인 2004.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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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6년 프랑스인 자크 발마가 알프스 몽블랑 봉(4,807m)을 오른 것이 본격 등산의 시초로 꼽힌다. 등산 역사에서 알프스는 이처럼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허긍열씨(39)는 알프스에서 활동하는 5백 명 정도 되는 가이드 중에서 유일한 한국인이다.

대학생이던 1986년 네팔 히말라야의 참랑 봉(7,319m)에 올랐을 정도로 산을 좋아하는 그는 1990년 알프스를 초등했다. 그때부터 알프스의 매력에 취해 매년 유럽행 비행기를 타던 그는 2001년 다니던 공기업에 사표를 내고 아예 알프스 샤모니로 거처를 옮기는 ‘거사’를 단행했다. 그는 바로 가이드 시험에 합격했고, 그곳에서 지금까지 4년째 산악 가이드로 일하고 있다.

일반인이 알프스 몽블랑에 오르려면 2박3일 정도 걸린다. 7~8월에는 도보 등반을 하지만, 11월부터 5월까지는 산악스키를 타며 등반하는 이가 많다. 이들을 안내하며 기상을 점검하고 등반 루트를 정할 뿐만 아니라, 등반객의 상태와 안전성을 점검해서 등반 계속 여부를 결정하는 것까지 허씨의 임무다.

허씨는 “만년설이 쌓인 고산인데도 도시에 가까이 있어서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알프스의 가장 큰 매력이다”라고 말했다. 등반 비수기를 맞아 잠시 귀국한 허씨는 11월 초 알프스로 다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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