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보약' 굴과 홍합의 신비
  • 오윤현 기자 (noma@sisapress.com)
  • 승인 2004.11.24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네랄·인슐린 등 풍성…찬바람 불면 생각나는 ‘영양덩어리’
우리는 매일같이 여러 가지 음식을 섭취한다. 그리고 그 가운데 어떤 음식에 대해서 특별히 ‘맛있다’는 느낌을 갖는다. 재미있는 사실은 달마다 계절마다 맛있게 느껴지는 음식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한영실 교수(숙명여대·식품영양학)는 “기온이 떨어지면 인체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그 때문에 열량이 많은 음식을 선호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한겨울에 더 몸에 좋은 음식은 무엇일까. 오랫동안 음식과 건강 관계를 연구해온 한영실 교수의 도움을 받아 겨울 음식으로 알려진 굴과 홍합에 담겨 있는 맛과 영양의 비결을 소개한다.

굴처럼 요란한 찬사를 받는 식품은 드물다. 사랑의 묘약, 바다의 우유, 완전한 식품 같은 말이 대표적이다. 외모는 쭈글쭈글 울퉁불퉁 못나기 그지없는데, 왜 상찬(賞讚)이 쏟아지는 것일까. 비결은 아연이라는 영양소에 있다. 아연은 미각·촉각을 정상으로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미네랄이다. 그런가 하면 인슐린이 혈당을 처리하는 데 없어서는 안될 요소이다. 아연에는 상처를 잘 낫게 하고 세포의 재생을 돕는 물질도 들어 있다.

비타민C 곁들이면 효능 배가

식품영양학자들은 우스갯소리로 ‘남성의 몸에 아연이 부족하면 부인의 구박이 는다’고 말한다. 체내에 아연이 부족하면 미각이 둔화하고, 입맛이 떨어지고,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저하되기 때문이다(남성 호르몬 분비가 줄면 당연히 성욕이 줄어든다). 그 외에도 굴에는 타우린, 칼슘, 비타민A 같은 영양 성분이 들어 있다.

영양 덩어리인 굴은 음력 1월 전후에, 비타민C와 함께 먹어야 효과를 배가할 수 있다. 날이 차가워지면 굴의 살이 더 통통해지고, 비타민C가 굴 맛과 효능을 돋우어주기 때문이다. 굴과 어울리는 식품으로는 레몬과 귤, 브로콜리 등이 있다.

수수께끼 하나. 다음에 말하는 생물은 무엇일까. ‘껍질의 앞쪽은 둥글고 뒤쪽은 뾰족하다. …뾰족한 봉우리 밑에 털이 더부룩하게 나 있어 돌에 붙는데, 수백 수천 마리가 무리를 이룬다. 조수가 밀려오면 입을 열고 밀려가면 입을 다문다. 껍질 표면은 새카맣지만 안쪽은 검푸르고 매끄럽다. 살색이 붉은 것과 흰 것이 있다….’(정약전의 <현산어보>에서)

이미 눈치 챘겠지만, 정답은 홍합이다. 홍합은 현대에 들어와서 더 빛을 말하고 있는 식품이다. 정약전은 홍합의 두세 가지 효능만 언급했지만, 현대에 들어와서 훨씬 더 많은 효능이 밝혀졌다. 홍합에는 철분과 칼슘이 많고, 각종 유리아미노산이 풍부하다. 게다가 비타민 A·B·B2·칼슘·인·철분까지 다량 들어 있다.

예부터 홍합은 맛이 달고 따뜻하여 피로를 풀어주고 몸을 보해주는 음식으로 각광받았다. 한방에서는 빈혈과 현기증, 식은땀과 간장을 치료하는 데 이용했다. 그러나 현대인들에게 가장 각광받는 홍합의 효능은 해장 기능이 아닐까 한다. 원리는 홍합에서 배출되는 질소화합물 타우린·베타민·핵산류의 효능이다. 이들 성분은 소화 능력을 높여주고, 온몸에 효과적인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