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왜 비아그라를 끊을까
  • 오윤현 기자 (noma@sisapress.com)
  • 승인 2004.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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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경 강직도보다는 부부간 감정 소통 중시
발기부전 치료제에 관한 가장 그릇된 오해는 그것을 먹으면 성욕이 불뚝 일어나고, 곧바로 발기가 된다는 믿음이다. 그러나 비아그라나 시알리스는 성 중추를 자극하는 성욕 자극제가 아니다. 실데나필(비아그라)·타달라필(시알리스) 같은 작용물질들은 단지 발기를 방해하는 물질(PED5;이 물질은 해면체의 섬세한 근육 섬유 세포를 이완시켜 혈액이 쉽게 흘러들게 하는 발기 촉진 물질 cGMP를 분해한다)을 억제해, 발기가 쉽게 되도록 도울 뿐이다(그러므로 정상으로 발기하는 사람에게는 별 쓸모가 없다).

그동안 작용물질들은 자신들의 임무를 훌륭히 수행해왔다. 그 결과 발기부전 치료제를 사용한 환자의 70~90%가 활짝 웃을 수 있었다. 그런데 그같은 ‘마력’에도 불구하고 많은 환자가 발기부전 치료제 사용을 중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대 손환철·백재승 교수 팀이 2002년 5~7월 비아그라를 복용해 효과를 본 환자 1백56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그 가운데 54명(34.6%)이 복용을 중단했다(이 내용은 2004년 6월 ‘아시아 남성 과학회’ 회보에 소개되었다).

이유는 다양했다. 12명(22.2%)은 ‘오랜 기간 금욕으로 인해 파트너의 감정적인 준비가 덜해’라고 응답했고, 10명(18.5%)은 ‘약의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끊었다’고 대답했다. 다른 8명(15.4%)은 단지 ‘나(환자) 자신이 마음의 준비가 덜 되어서’라고 대답했다.

그 밖의 응답자들은 ‘자연 발기 기능 회복’(8명) ‘약에 의존한 발기에 대한 거부감’(4명) ‘높은 치료비에 대한 부담’(2명) ‘계획된 성관계에 대한 거부감’(2명) ‘성적 관심 결여’(2명) 때문에 비아그라 복용을 중단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손교수는 “발기부전 치료제 사용 중단은 주로 감정 문제에서 비롯된다. 그것은 곧 음경의 강직도만으로는 성생활이 완전히 회복될 수 없음을 뜻한다. 더 나은 성생활을 위해서는 발기부전 치료와 함께 부부의 감정 교육이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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