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탑골공원 터에는 흥복사라는, 고려 때부터 내려오던 사찰이 있었습니다. 그것을 세조가 원각사라고 이름을 바꾸어 당시 한양도성내 삼대 사찰의 하나로 키웠습니다. 세조는 효령대군이 양주 회암사에서 원각경을 강의하면서 여래가 현신하여 사리를 주는 영험이 있다고 하여 이듬해에 흥복사 터를 다듬고 확장하여 원각사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이 절은 1504년 연산군 10년에 폐사되고 맙니다. 연산군은 절을 없애고 이 터에 연방원이라는 기생집을 만들었습니다. 한성부의 청사 건물로 사용된 적도 있으나 중종 9년에 완전히 사찰 건물은 사라졌습니다. 그러다가 탑과 비만 남아 있던 터를 1897년에 영국인 고문 브라운이 공원으로 꾸민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높이 12m에 달하는 이 탑은 대리석 탑입니다. 우리나라 석탑의 거의 대부분이 화강암 탑인 점에 비춰보면 독특한 소재를 사용한 셈입니다. 기단은 3단으로 되었고 위에서 보면 아(亞)자 모양을 띠고 있습니다. 탑 표면에는 용 사자 연꽃 불상 보살상 등이 조각되어 있습니다. 전체적인 형태나 구조가 고려시대 경천사지 10층 석탑과 매우 비슷합니다. 탑을 만들 때 그 안에 원각경과 사리를 넣었고 조선 시대 석탑 가운데 조각 솜씨와 장식이 세력되어 최고의 석탑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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