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맞춤형’ 마케팅 펼쳐라
  • 나건 박사(홍익대학교 국제디자인대학원장) ()
  • 승인 2005.04.14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트렌드] 인터넷·디지털 기술로 무장한 한국 10대, ‘세계 트렌드’ 주도할 듯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의 빠른 발전은 이를 토대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10대들을 새롭게 주목하게 한다. 요즘 10대는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이 여전히 낯설게 느껴지는 기성세대가 경험했던 과거의 10대와는 전혀 다르다. 세상은 눈에 보이는 세상과 10대의 지배아래 있는 또 다른 세상으로 구분되는 듯하다.

X세대, 신세대, Y세대, Z세대(또는 1318세대), N세대, C세대, E세대, 트윈(Tween) 세대(8~12세), Teens(13~19세), 디지털 키드(Digital Kid) 등 10대를 지칭하는 다양한 표현은 10대가 가진 잠재력을 짐작하게 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

도전과 격동을 거쳐야 하는 시기의 10대들이 가진 생각과 행동은 기존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만큼 강력한 힘을 갖는다. 그 힘은 그들의 직간접적 구매(영향)력과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문화 리더 역할에 있다.

‘일과 소비의 악순환’이라는 덫에 빠진 미국의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끊임없이 무엇인가 해주어야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리고 있다. 그런 부모 덕에 미국의 10대들은 미국 소비 문화의 핵심이 되었다. 미국의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세계적 브랜드 중 80%는 10대를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음식·음악·패션 등 일반적인 10대를 위한 제품에서 전자제품·호텔·자동차 같은 값비싼 성인 대상 제품까지 포함된다. 예를 들어, 전세계의 도시에 사는 10대 가운데 40%가 이미 특정한 자동차 브랜드에 강한 선호도를 가지고 있으며, 그들 부모의 30%가 자동차를 구입할 때 자녀의 의견을 중시한다고 한다.

한국 가정에서도 컴퓨터·홈시어터·디지털카메라 등 디지털 제품을 살 때 10대의 의견이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소비 문화에 중대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10대를 목표로 하는 시장이 새롭게 형성되고 있고, 10대를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 전략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10대보다 더 이른 8~12세 트윈 세대가 이미 마케팅 대상이 되고 있다. 통계로 나타난 미국의 평균적인 트윈 세대를 보자. 여덟 살 정도면 이미 2백개 가량의 브랜드 이름을 댈 수 있으며, 1년에 약 70개 정도의 장난감을 산다. 하루에 3시간 반 정도 텔레비전을 시청하는데, 이는 1년에 광고를 4만개 시청하는 셈이고, 매년 약 3천개의 제품을 사달라고 부모를 조른다. 이들의 구매력은 지난 15년간 무려 4배나 증가했다.

미국은 트윈 세대와 Teens로 10대를 세분하여 구체적으로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으나, 아직 우리 나라는 10대 전체를 마케팅 대상으로 삼고 있다. 현재 우리 나라 10대 중 63.2%가 휴대전화에 가입되어 있으며, 96.2%가 한 달에 1회 이상 인터넷을 사용한다. SK텔레콤에 가입한 10대의 경우 평균적으로 하루 20개 정도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또 10대 86만 명이 다음 카페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표현하고 형성해 가고 있다. 우리 나라의 10대는 감각적 개성을 추구하며 과시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 또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강한 호기심을 가지고 시도해 보는 것을 좋아한다.

트윈 세대가 마케팅 대상이 되면서 이들의 ‘생각과 행동’을 이해하기 위한 다양한 디자인 리서치 기법들이 적용되고 있다. 미국의 한 회사는 직접 트윈 세대 아이들이 카메라 렌즈가 장착된 헬멧을 착용하고 매장 안에서 물건을 고르기까지의 전체 과정을 비디오에 녹화했다. 아이들의 시선이 갔던 모든 물건과 장소, 서성거렸던 통로나 매장 진열대, 집어들었던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선택한 것 모두를 아이들의 관점에서 기록해, 트윈 세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알게 되었다. 그 결과 아이들이 좋아하는 (부모들은 별로지만) 물건들을 아이들의 시선이 가는 곳과 손이 닿는 곳에 배치함으로써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이 가져다준 ‘동시성 및 공간 초월성’을 잘 활용한 한국 10대의 새로운 문화는 앞으로 우리 사회, 더 나아가 세계의 트렌드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