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되는 운동’ 따로 있다
  • 노순동 기자 (soon@sisapress.com)
  • 승인 2005.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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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에 따른 처방법/당뇨에는 가벼운 등산, 천식에는 수영이 최고

이미 병을 앓고 있는 경우에도 운동은 도움을 줄 수 있다. 해당 질병에 어떤 운동이 좋은지 전문가 의견을 들어 정리한다. 구체적인 운동량은 개인의 체력에 따라 크게 달라지므로 주로 운동 유형만 살폈다.

 
비만:이미 질병으로 취급받고 있다. 체중 조절을 위해서는 유산소 운동과 저충격 운동이 좋다. 걷기, 자전거 타기, 고정식 자건거, 수영 등이 권장되고, 고충격 운동인 달리기·점프·줄넘기 등은 뒤늦게 하는 것이 좋다. 웨이트 트레이닝과 같은 근력 운동도 근육량이 늘면 기초대사량을 높일 수 있으므로 좋다.
그룹 운동이 추천되기도 한다. 구성원 서로가 격려하며 의지를 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댄스와 축구, 농구, 배구 등은 재미나게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운동이다.
운동을 처음 시작하는 경우에는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을 포함해서 총 20분에서 시작해 2주 간격으로 10분씩 늘려 약 1시간 정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최대 심박수(220-나이)의 50%에서 시작해서 약 두 달 후부터는 75%까지 도달할 수 있다.

 당뇨:중간 정도의 지속적인 운동은 혈당 조절에 도움을 주고, 길게는 대사 상태를 호전시킨다. 식전 식후 인슐린 농도를 떨어뜨리고 인슐린 감수성을 높이는 것이다. 하지만 당뇨 환자가 운동할 때는 주의할 점이 많다. 저혈당, 운동 후 심한 고혈당, 케톤상증 심혈관의 악화, 당뇨 합병증인 증식성망막증, 말초신경증이 악화할 수 있다. 산책·걷기·조깅·자전거 타기·수영·체조·가벼운 등산 등이 좋다. 대화를 나누면서 운동할 수 있는 수준의 중저강도 운동이 권장된다.
운동을 하고 있는 동안에는 복용하는 약의 용량을 줄여야 한다. 약을 먹은 후 8~12시간 후 약물의 효과가 최대로 나타나므로 이 시간대에는 운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운동할 때 식은 땀이 나거나 어지럽고 손발이 떨리는 경우는 저혈당 증세가 있는 것이다. 이럴 경우 초콜릿이나 사탕을 먹어 당분을 보충할 수 있다. 하지만 운동 중 발열, 설사 혹은 가슴 통증이나 어지럼증 징후가 있으면 즉시 운동을 중단하고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심장병:운동 중 돌연사한 사람들은 거의 심장 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라고 보고되고 있다. 심장이 약하거나 병을 앓고 있는 경우 전문적인 운동 능력 측정이 필수이다. 심장병이란 심근병증, 급성 심근경색증, 울혈성 심부전, 협심증 등을 일컫는다. 하지만 심장은 과부하가 걸리지 않는 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자각하기 힘들다. 심장병으로 인한 운동 중 돌연사가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도가 심하지 않은 경우 운동을 통해 심장의 기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운동은 관상동맥의 직경을 키우고 심근의 모세혈관의 길이를 늘린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청소년기에 하는 운동은 심실 크기를 키우고 심실 벽을 두껍게 해 최대 산소섭취량을 늘려준다.

 
천식:천식을 앓는 사람은 만성적으로 폐의 기도가 과민하다. 꽃가루나 대기 오염 물질 등 항원에 노출되면 기도가 좁아져 호흡 곤란을 느끼는 것이다. 천식 환자들은 흔히 운동 후 기관지 경련을 겪는다. 운동 중에는 별 이상이 없다가도 운동을 마친 후 기도가 좁아지는 것이다.
천식 환자가 운동을 할 때에는 기도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더운 날이나 건조한 날은 피하는 것이 좋고, 많이 뛰어다니는 격한 운동보다 수영 등이 권장된다. 수영은 심혈관의 작용을 돕고 따뜻하고 습한 환경에서 하게 되므로 천식 발작의 위험이 줄어든다.
야외에서 운동할 때는 먼지나 꽃가루, 배기 가스 등 항원에 노출되지 않도록 큰길가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운동하기 전에 기관지 확장제를 흡입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일단 호흡 곤란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운동을 멈추고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동맥경화,고지혈증:운동은 크게 정적인 운동과 동적인 운동 두 가지로 나뉜다. 정적인 운동은 역기 등 근육이 같은 길이로 수축을 유지하는 것이다. 심장에 대한 압력이 높아 심장 벽이 튼튼해진다. 반면 수영·달리기와 같이 근육의 길이는 변화하지만 근육에 가해지는 부담이 거의 일정한 동적인 운동이 있다. 이런 유형의 운동을 하면 평균 혈압이 감소하고 심장이 내보내는 혈액의 양이 크게 늘어난다. 따라서 동맥경화에는 혈압이 일정 한계까지 증가하면서 혈류량만 증가시키는 수영·등산·조깅·자전거 타기·에어로빅 등이 권장된다. 적절한 운동량은 최대 심박수의 50~85% 정도. 고통이 느껴지지 않는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1주일에 3회 이상. 한 번에 30분 가량 지속하는 것이 좋다.

 
관절염:관절염은 관절이나 근육, 결체 조직이 뻣뻣해지거나 팽창되는 만성 질환이지만, 원인은 여러 가지이다. 가장 많은 것은 연골이 망가져 쿠션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관절 통증이 생기는 골관절염. 이 밖에 자가면역계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류마티스성 관절염, 관절이 아닌 근육이나 인대 등에 통증을 느끼는 섬유근육통, 혈중 요산 수치가 높아 발생하는 통풍 등이 있다.
관절염에는 관절을 의식적으로 사용하는 관절운동, 약해진 관절을 보호하고 지지할 수 있도록 근육의 힘을 키워주는 근력 운동이 필수이다. 아령 운동이나 탄력 밴드를 이용한 운동, 수중저항운동이 좋다. 유산소 운동은 전반적인 체력을 향상시킬 뿐 아니라 체중을 조절하는 효과도 있다. 만약 운동 후 관절이 잘 움직이지 않거나 부기가 생긴 경우 운동량이 과한 것이다. 전문가의 운동 처방이 필수이다. 

도움말:윤방부 교수(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정동춘(국민체력센터) 운동처방실장, 이경섭 원장(강남 경희한방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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