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스캔들 낳는 애물?
  • 정숙진 통신원 (뉴캐슬) ()
  • 승인 2005.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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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창] 보석-영국

 
평소에는 화장이나 특별한 치장 없이 수수한 차림의 영국인이지만, 파티나 특별한 저녁 식사·기념일이면 이들도 옷맵시나 헤어 스타일에 어울리는 액세서리를 꼭 챙긴다. 보석도 그중 하나이다.

고가의 보석류는 본인이 직접 구입하기보다는 선물로 받는 경우가 많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한국에서는 결혼 반지에 대한 집착이 강한 반면, 영국인은 약혼 반지에 더 관심을 갖는다는 것이다. 결혼식을 올리지 않고 동거하다가, 애까지 낳고서도 헤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고객이 북적거리는 보석상에서 남들과 똑같은 디자인의 보석을 비싼 돈을 들여 사들이는 데 흥미를 잃었다는 것을 잘 아는 보석상들은 요즘 다른 방식을 동원한다. 인터넷이나 우편 주문, 상품 책자를 통해 맞춤형 중저가 보석으로 고객을 유혹하는 것이다. 반지나 목걸이에 연인의 이름, 고객에게 특별히 중요한 의미가 있는 날짜를 새기는 것은 기본이다. 아예 고객의 주문에 맞춰 특별 디자인을 해주는 경우도 있다.

영국 사람들은 백금이나 은 제품을 좋아한다. 다이아몬드를 최고의 보석으로 여기는 것은 영국도 다를 바 없다. 영화 <신사는 금발을 좋아한다>에서 마릴린 먼로가 춤을 추며 불렀던 ‘다이아몬드는 여자의 가장 친한 친구라는 노래 제목이 지금도 어색하지 않다.

밀레니엄 시대를 맞아 백금을 구입하는 것이 영국에서는 한 때 크게 유행했다 지금도 백금의 인기는 시들지 않았다. 그 외에 값이 싼 은 제품이나 시원한 디자인의 비즈 액세서리가 영국인에게는 인기 있다.

보석을 이용한 액세서리로는 목걸이·귀걸이 팔찌와, 커플링스(남성 셔츠 소매에 단추 대신 다는 고급 악세서리), 피어싱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과감한 디자인의 옷을 계절에 상관 없이 입는 젊은이들은 화려한 디자인을 주로 선택한다. 반면 점잖으면서도 은은한 분위기의 브로치형 보석은 나이든 영국인이 선호한다.

고가의 물건을 보험에 드는 것을 필수로 여기는 영국인은 보석 보험을 드는 것도 잊지 않는다. 특히 주택 보험을 들 때에는, 계약자가 소유한 귀금속을 보험 서류에 기록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며, 이와는 별도로 귀금속 보험을 들기도 한다. 또 휴가철에는 은행의 금고 서비스가 이용된다.

보석과 관련된 사건·사고는 언제나 흥미로운 뉴스거리이다. 보석에 얽힌 유명 인사들의 가십도 많다. 인적 드문 곳에 자리잡은 보석상 강도 사건, 밤거리를 혼자 지나다가 보석을 날치기 당한 여성 이야기는 저녁 뉴스나 범죄 소탕 프로그램의 단골 소재이다.

세계적인 갑부 데이비드 베컴과 그의 아내 빅토리아 베컴은, 이들이 수집한 값비싼 보석으로도 다큐멘터리 특집물의 주인공이 되었다. 지난해 4월, 외도 소문이 나돌자 남편 베컴은 무마용으로 아내 베컴에게 백만 파운드(한화 20억원) 상당의 고급 다이아몬드 반지를 생일 선물로 선사해 세계적인 화제를 낳기도 했다.

보석 때문에 베컴 부부 못지 않게 대중의 호기심을 자아낸 인물은 헤비메털 그룹 블랙 사바스의 전 맴버였던 오지 오즈본이다. 지난해 11월 오즈본 가족 소유의 저택에 도둑이 들어 역시 백만 파운드어치 보석을 털어간 일이 있다. 그의 아들 잭 오즈본은 지난 2월 여행 중 20만 파운드(한화 4억원) 상당의 보석을 잃어버려 뉴스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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