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어민의 진정한 수호천사
  • 주진우 기자 (ace@sisapress.com)
  • 승인 2005.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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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배 나포 맡은 해양경찰청 특공대
 
해마다 이맘때면 연평도 해역은 긴장한다. 남북 꽃게잡이 어선들이 꽃게를 한 마리라도 더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남방한계선과 북방한계선을 침범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1999년과 2002년 발생한 두 차례 남북 교전은, 꽃게잡이 배들이 이곳이 가장 첨예한 군사적 대립 지대라는 사실을 외면했기 때문이었다.

중국·북한 어선이 경계선을 넘으면 해군과 해양경찰청 경비정이 지체없이 달려간다. 하지만 어선 나포는 연평도에 파견되어 있는 해양경찰청 특공대원 4명의 몫이다. 경비정은 덩지가 커 기동성이 떨어지는 데다 일부 지역은 수심이 4m밖에 되지 않아 특공대 보트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해양경찰 특공대는 지난 5월3일에 이어 5일에도 NLL선을 넘어온 중국 어선을 나포했다. 

중국 어선들은 주로 어둠과 안개를 틈타 NLL을 넘는다. 특공대는 불을 끈 채 중국 어선에 접근해 검거 작전을 펼친다. 특공대 보트는 50노트(시속 약 92.6km)로 달린다. 빠르지만 파도에 약하다. 어둠 속에서 돌진하다가 파도와 그물 등 작은 장애물에 전복되는 경우도 있다. 또 해군과 해경이 합동 작전을 펼치는데 교신 채널이 없어 충돌이 일어나기도 한다.

특공대원들은 고무 보트에서 어선으로 올라탈 때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된다. 갈고리나 칼을 휘두르며 저항하는 어부들이 종종 있기 때문이다. 중국 어부가 휘두른 쇠파이프에 맞아 헬멧이 깨진 대원도 있었다. 중국 배들은 떼를 지어 몰려들어 위협을 가하는 경우도 있다.
연평도 해양경찰 특공대 이철수 대장은 “특공대는 가장 힘든 일을 처리하기 위해 만든 부서다”라고 말했다. 김상철 대원은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지만 대원들은 준비되어 있다. 특공대원들은 혼자서 4~5명의 장정을 제압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라고 말했다.

특공대원들은 연평도 어민들이 인정한 유일한 공무원이기도 하다. 연평도 한 주민은 “배 스쿠류에 그물이 감기면 바로 달려와 고쳐주고, 떠내려 온 시체를 싫은 내색 않고 처리해주기도 해 고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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