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사람들 껴안기
  • 고재열 기자 (scoop@sisapress.com)
  • 승인 2005.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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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계, 이주노동자 돕기 열풍…정부 부처·학생들도 나서

 
가깝고도 먼 이웃, 이주노동자들을 끌어안으려는 문화예술계의 움직임이 잦아지고 있다. 이제 ‘이주’는 반전·인권·여성·환경에 버금가는 주요 화두의 하나로 떠올랐다. ‘이주’를 주제로 한 갖가지 문화 행사가 줄을 잇고 있다. 

이주노동자 문제를 문화 언어로 풀어내는 데 가장 열심인 곳은 미술계다. 많은 화가들이 이주노동자들의 지난한 삶을 뷰파인더와 화폭에 담아내고 있다. 박경주씨가 ‘이주의 중심에 여성이 있다’는 주제로, 민영순씨는 ‘젠-이주, 노동과 정체성’이라는 주제로 영상 작품을 제작했다. 투쟁과밥·믹스라이스·떼낄라 등과 같은 동인들도 이주를 주제로 다양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기획들도 덩지가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행사는 명절 때 이주노동자가 많은 지역에서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주최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민과 관이 주도하는 행사가 속속 추진되고 있다. 
아리랑TV는 5월22일 KBS 88체육관에서 외국인 근로자 8백명을 불러 ‘외국인 근로자 어울림 대잔치’를 연다. 외국인 근로자와 한국인 가족을 결연하는 <Host Family> 캠페인을 벌이는 아리랑TV는 이날 100여 쌍의 결연 가족을 맺어준다. <Host Family>에는 문훈숙(유니버설발레단장) 정명화(첼리스트) 정명훈(지휘자) 등이 참여한다.


문화관광부는 오는 6월5일 서울광장에서 2005 외국인 노동자 문화 축제 ‘이주 아리랑’ 행사를 연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진행되는 이날 프로그램은 이주노동자들의 전통 예술 공연 위주로 짜여 있다. 각국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열네 나라의 부스도 차려진다. 

학생들도 이주노동자를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대원외국어고등학교 유학부 학생들은 인터넷서점 티메카로부터 서적을 협찬 받아 이주노동자를 위한 자선 바자회를 열었다. 이들은 미국 유학에 필요한 도서 6백여 권을 판매해 생긴 수익금 2백30만원 전액을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에 성금으로 기탁했다.

법무부를 제외한 다른 정부 부처들도 이주노동자 지원 활동에 적극적이다. 한국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김해성 목사는 “노동부는 지원센터를, 보건복지부는 치료 시설을 지어줬다. 여성부는 여성 이주노동자 모성보호 활동을, 문화관광부는 예산 50억원을 편성해 문화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이런 활동이 지속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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