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또 같이’ 살며 책 만들기
  • 안철흥 기자 (epigon@sisapress.com)
  • 승인 2005.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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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사진가 여동완씨(45)와 작가 현금호씨(44)의 관계는 독특하다. 1992년 네팔에서 산악인과 여행사 직원으로서 처음 만난 그들은 서울과 네팔, 티베트를 오가며 사귀다가 1999년부터 같이 산다. 그렇다고 둘의 관계를 ‘동거’라고 표현하기도 뭐한 것이, 한 집에 살되 각자 공간을 따로 쓰기 때문이다.

이 ‘따로 또 같이’ 커플이 함께 하는 일이 책 만드는 것이다. 티베트 여행 가이드북 <티벳 속으로>(2000년)와 커피에 관한 모든 것을 다룬 <커피>(2004년)가 둘의 공저다. 모두 현금호 글, 여동완 사진이다. 두 번째 책부터는 아예 가각본이라는 출판사를 만들어 편집과 디자인, 교정까지 직접 본다. 출판사 이름은 조선조 선비들이 사사로이 만든 책을 이르는 가각본(家刻本)에서 따왔다.

둘의 공통 취미를 파고드니 책이 됐다고 말하는 이들이 이번에 세 번째 책을 냈다. <개와 사람 사이>(가각본). 과거 야생 동물 찍으러 다닐 때 노루와 함께 뛰면서 사진을 찍었다는 순발력의 사나이 여씨가 수년간 세계 곳곳을 누비며 찍어온 개 사진에, 요즘 ‘애니멀 커뮤니케이터’ 공부에 빠져있는 현씨가 글을 붙였다. 그들은 얼마 전 길에 버려진 테리어 잡종을 데려다가 ‘유(柔)’라고 이름을 지어주고 같이 살고 있다. 유는 이름과 달리 순하지 않아서 사진 찍는 내내 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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