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몽골리안
  • 고재열 기자 (scoop@sisapress.com)
  • 승인 2005.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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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수영·엄태웅 등 동양적 외모 남자 연예인 ‘눈길’

 
검게 그을린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의 얼굴이 아직 선명하다. 유상철과 이천수의 쫙 째진 눈과 설기현과 송종국의 툭 불거진 광대뼈, 그 얼마나 정겨웠었나? 월드컵은 사람들의 미감까지 바꾸어 놓았었다. 그전까지 서구적인 외모에 비해 열등하게 받아들여졌던 동양적 외모, 특히 몽골리안적 특성이 재평가되었다.

월드컵이 바꾼 남성의 외모에 대한 미감은 연예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사람들에게 원초적인 신뢰감을 주는 몽골리안적 외모가 선호되기 시작햇다. 꽃미남 열풍은 어느새 몸짱 열풍으로 바뀌었고 남자 연기자들의 눈에서 쌍꺼풀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비나 박신양 같은 홑꺼풀 연예인이 큰 인기를 모았다. 남성 CF 모델 역시 몽골리안 타입의 모델이 인기를 끌었다.

청소년 축구대회와 월드컵 예선으로 축구 열풍이 재점화한 요즘, 다시 몽골리안 스타일이 주목되고 있다. 후기 몽골리안 열풍을 주도하는 이는 바로 축구 선수 박주영이다. 둥글넓적한 얼굴에 가는 홑꺼풀 눈을 하고 있는 그는 전형적인 몽골리안이다. 청소년 축구가 16강에 오르지 못하면서 박주영 열풍이 시들해질 무렵,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해 한국인 최초의 프리미어리거가 된 박지성이 몽골리안 열풍을 잇고 있다. 박지성의 얼굴 역시 의심할 바 없는 전형적인 몽골리안 스타일이다. 

 
연예계에서도 슬슬 몽골리안 열풍이 점화되고 있다. 월화 드라마와 수목 드라마, 주말 드라마 등 주요 드라마에서 몽골리안 스타일의 남자 주인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드라마 성격이 남성적인 <불멸의 이순신>과 <제5공화국>에서는 물론이고 <환생 Next>(류수영) <패션70s>(천정명) <부활>(엄태웅) <온리 유>(이천희) 등에서도 몽골리안 타입의 주인공을 찾을 수 있다. 심지어 류수영은 <환생 Next>에서 몽골 장군 역으로 나오기도 했다.

두터운 팬을 형성하고는 있지만 아직 몽골리안 타입의 남자 연예인들이 큰 인기를 모으고 있지는 못하다. 하지만 박주영과 박지성의 활약으로 한국 축구가 확실하게 탄력을 받은 만큼, 몽골리안 스타일에 대한 호감도가 다시 늘고 있다. 축구 선수들 덕에 몽골리안 스타일의 남자 연예인들이 다시 나발을 불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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