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과제는 ‘태산’, 연구비는 ‘좁쌀’
  • 오윤현 기자 (noma@sisapress.com)
  • 승인 2005.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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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생명공학 기술·투자비, 선진국에 견주면 형편 없어

 
생명공학 산업은 건강·식량·환경 등 난제를 해결하는 것과 직결된 기술 집약, 고부가가치 지식 산업이다. 1990년 전세계 시장 규모가 44억 달러였으나, 불과 10년 만에 4천3백60억 달러로 커졌다. 2005년 시장 규모는 6천7백10억 달러로 예상되며, 2010년에는 1조3백20억 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생명공학 산업 시장은 미국이 50%, 유럽과 일본이 각각 20%씩 장악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05년 생명공학 산업 예산이 2백95억 달러로, 국방 예산 다음으로 많았다.

반면 우리 나라의 생명공학 산업 발전은 더디다. 시작부터 늦은 탓이다. 다른 나라들보다 10여년 늦은 1980년대에 계획을 수립했고, 1983년에 처음으로 생명과학 분야에 기술개발비가 지원되었다. 자리를 잡은 것은 2000년대 들어서이다. 차세대 성장 동력에 ‘바이오 신약/장기’가 포함되면서 본격적인 지원과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2004년 정부의 생명공학 산업 투자비는 총 6천3백93억원으로, 전체 R&D 예산의 10.5%이다. 이는 2003년 일본의 26억 달러나, 미국의 2백86억 달러에 비해 ‘새 발의 피’이다.

한국의 생명공학 산업이 나아갈 길은 아직 멀다.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경우 줄기세포 획득이나 유지·배양 기술은 선진국에 뒤지지 않으나, 분화 유도나 조절 기술은 선진국의 50% 수준밖에 안된다. 성체 줄기세포의 기술 수준도 낮다. 유지·배양 기술은 선진국의 70~80% 수준이며, 증식·분화 유도 기술과 유전자 조작 기술은 60%이다. 하지만 치료적 응용 연구는 현재 70~80% 수준까지 따라붙었다.

정부가 황우석 교수팀의 연구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있는 것도 생명공학 산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신약 개발도 아주 중요한 생명공학 산업의 한 분야인데, 한국은 2003년에 LG생명과학의 퀴놀론계 항균제 팩티브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신약 개발 10위 국가로 이름을 올렸다.

현재 한국이 가장 신경 쓰는 생명공학 분야는 배아 줄기세포 실용화 연구 외에 인체에 이식이 가능한 바이오 장기(무균 돼지 장기), 난치병을 치료할 만한 바이오 신약, 피 한 방울로 질병을 파악하는 바이오칩을 개발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 나라의 목표는 2015년에 세계 7위의 생명공학 산업 국가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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