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넓고 브랜드는 많다
  • 베이징 · 정주영 통신원 ()
  • 승인 2005.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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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창]

 
맥주 하면 보통 독일을 떠올린다. 그러나 중국 또한 맥주 명산지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특히 독일의 조차지였던 칭다오에서 생산되는 ‘칭다오 맥주’는 이미 세계적인 브랜드로  명성을 얻었다.

칭다오 맥주는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품질 좋은 호프와 깨끗하기로 유명한 라오샨의 지하수를, 독일 맥주 기술과 접합시켜 ‘기분 좋은 향과 균형 잡힌 맛’을 자랑한다. 매년 8월 마지막 주 토요일부터 2주간 ‘칭다오 국제 맥주 축제’가 열리는데, 이런 행사도 칭다오 맥주의 맛을 뽐내기 위한 것이다.

칭다오 맥주에 버금가는 중국산 맥주가 옌징 맥주다. 칭다오 맥주의 짙은 향은 모든 중국 음식에도 잘 어울리지만, 값이 만만치 않다. 런민비 4위안(한화 약 6백원) 정도로, 중국의 보통 맥주보다 2배 비싸다. 값이 2위안 정도여서 서민도 즐길 수 있으며, 맛 또한 손색 없어 중국인들에게 널리 사랑받는 맥주가 바로 옌징 맥주다.

‘하피’라고 부르는 하얼빈 맥주 또한 평판이 꽤 좋다. 중국 변방 지역 하얼빈은 과거 오랫동안 러시아 지배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이 지역에 러시아 식의 청량한 맛을 자랑하는 맥주가 탄생했다. 이 외에도 티엔진 지방의 ‘쉐화(雪花)’, 쓰촨 지방의 ‘지엔난(檢南)’ 등 지역의 ‘대표 맥주’들이 있다. 중국을 여행할 때, 이같은 각 지방의 대표 맥주를 맛보는 것도 여행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이다.

중국에는 공장 제조 맥주 외에 ‘자피’라고 부르는, 한국식 생맥주도 있다. 하직은 제조 · 보관 기술이 미흡해 공장 맥주보다는 맛이 떨어진다.

현재 중국 맥주 시장은 연 6% 대의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시장 규모도 미구에 이어 세계 2위. 최근 몇 년간 대규모 인수 · 합병을 통해 칭다오 · 옌징 · 하얼빈 등은 초대형 기업 집단으로 성장했으며, 해외 유수 기업들도 중국에 진출해 현재 중국 맥주 시장은 ‘춘추 전국 시대’를 맞고 있다. ‘시원한 맥주 한잔’을 놓고 벌이는 맥주 회사들의 ‘뜨거운 한판 승부’. 중국의 여름은 그렇게 묘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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