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성패, 입지가 좌우
  • 연용호(<창업&프랜차이즈>편집국장) ()
  • 승인 2005.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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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클리닉] 젊은층 유동 인구 많은 곳 골라야…창업 초기 ‘가족 경영’은 필수

편의점 수는 지난해 8천6백개를 넘어섰다. 대표적인 포화 업종이어서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고 수익성은 낮은 편이다. 투자 대비 수익률을 따져보면 대부분의 점포가 5%를 밑돈다. 업계 1, 2위인 훼미리마트와 GS25의 경우 한 달 순익 3백만∼4백만 원을 올리는 점포가 2천∼3천 개에 달한다. 그럼에도 편의점이 예비창업자의 관심을 꾸준히 끄는 것은 경기나 유행에 덜 민감하기 때문이다. 편의점은 대박 가능성이 적은 반면 실패 확률도 낮다. 비교적 안정적인 창업 아이템인 셈이다. 

 
편의점은 어떤 프랜차이즈 업종보다 매뉴얼과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고 가맹점 관리도 철저하다. 본사의 상품 구비력과 판매 노하우, 최신 설비와 물류가 탄탄해 일정 수준의 자본력만 있으면 운영이 가능하다. 하지만 취급 품목이 잡다해 상품 진열에서 매장 관리까지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편의점은 소비자에게 24시간 편리함을 제공하지만 사업자에게는 결코 편하지 않다. 중노동 뺨칠 정도로 힘든 사업이다. 종업원 관리와 육체적 피로 등이 만만치 않다. 높은 수익을 바라거나 부지런하지 못하다면, 편의점 창업은 꿈도 꾸지 않는 것이 좋다. 

월간 <창업&프랜차이즈>가 지난해 이맘때 서울·부천·시흥 지역의 훼미리마트·GS25·세븐일레븐 등 이른바 ‘빅 3’ 브랜드 3백36개 가맹점을 대상으로 경영 실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최근 6개월 월평균 순이익’은 ‘300만원 이하’가 1백38명(41%), ‘250만원 이하’와 ‘350만원 이하’가 각각 78명(23%)이었다. ‘투자금액 대비 월 평균 수익률’은 ‘3% 이하’가 1백32명(39%), ‘5% 이하’가 96명(29%)으로, 응답자의 87%가 투자대비 수익률 ‘5% 이하’로 나타났다.

‘지출이 가장 큰 부분’으로는 53%(180명)가 ‘임대료’를 꼽았다. 다음은 ‘인건비’로 32%(108명). 대부분의 편의점이 입지가 좋은 곳에 있고 파트 타이머를 고용함에 따라 인건비보다는 임대료 부담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본사에서 제시한 예상 매출 대비 수익률과 실제의 차이’는 ‘5% 정도 적다’는 응답자가 1백98명(59%), ‘7% 정도 적다’ 78명(23%) 순으로, 전체의 82%가 본사 제시 금액보다 수익이 낮다고 답했다.

한국편의점협회에 따르면 점포당 일평균 매출액은 2002년 176만원, 2003년 166만원, 2004년 160만원으로 점점 떨어지는 추세. 올해 편의점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5% 가까이 떨어진 상황이다. 하루 매출이 60만∼70만 원을 넘지 못해 월 순익이 200만~300만 원이 안 되는 곳도 많다.

‘빅3’ 브랜드 가맹점 64%, 월 순익 3백만원 이하

편의점 창업은 일반가맹과 위탁가맹 두 가지가 있다. 일반가맹은 점포 확보를 경영주가 책임지는 것이고, 위탁가맹은 본사가 점포를 임차해 점주에게 운영을 맡기는 것이다. 일반가맹의 경우 총투자비는 1억∼1억5천만 원(20평 기준), 위탁가맹은 점포비가 필요 없어 소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다. 위탁가맹을 할 경우 본사가 점포를 제공하므로 매출 이익 중 점주 몫은 당연히 줄어든다. 투자비가 좀 들더라도 장사 잘할 자신이 있으면 일반가맹이 유리하다.

최근 점포 인테리어 비용을 본사가 부담한 이후 창업자들은 위탁가맹보다 일반가맹을 선호하고 있다. 일반가맹점 비중은 훼미리마트 90%, GS25 70%로 크게 높아졌다.
편의점 창업의 포인트는 점포 입지, 종업원과 로스 관리다. 편의점의 성패는 우선 입지에 달렸다. 같은 상권 안에 경쟁점이 끼어들 여지가 없는 곳이나, 경쟁점이 생기더라도 절대 우위를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젊은층 유동 인구가 많은 입지라야 성공을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다른 업종에 견주어 점포비용이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편의점은 최근 A급지보다는 B급, C급지가 선호되는 추세. 수익은 좀 줄더라도 리스크가 적게 드는 투자 경향을 보이고 있다.

편의점 경영의 핵심은 종업원 관리다. 본궤도에 올라가는 초기 6개월까지는 가족이나 형제 같은 믿음직한 조력자가 반드시 필요하고, 이후 점포 운영에 ‘아르바이트생’ 관리가 절대적이다. 가족형 창업이 바람직한 것은 단순히 인건비를 줄이는 차원을 넘어 로스 관리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상품 로스는 판매가로 적용해 본사에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엄청난 손실을 가져온다.

또 유명 브랜드 편의점의 경우 출고 상품 90% 이상이 반품 불가다. 주택가나 오피스 타운 등 점포 입지에 맞춤한 주력 상품을 구성하고 소비자 기호 변화에 따라 구색을 갖추지 않으면 곤란하다. 날씨, 계절, 기념일, 지역 행사 등에 맞추어 상품을 준비하는 순발력도 필요하다.

본사가 제시하는 예상 매출은 점주의 노력에 따라 언제든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아울러 본사의 예상 매출은 통상 6개월 경과 시점 기준이고, 해당 점포가 자리를 잡으려면 최소 1년은 걸린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편의점은 단기간에 투자비를 뽑을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부지런히, 무엇보다 꾸준히 승부해야 하는 업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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