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장 발칵 뒤집혔네
  • 차형석 기자 (cha@sisapress.com)
  • 승인 2005.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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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리포트] 디지탈 회의장으로 탈바꿈 공사 '한창' ...인터넷 허용 여부는 못 정해

 
문자 그대로, 국회 본회의장이 발칵 뒤집어졌다. 정쟁 때문이 아니다. 디지털 본회의장을 구축하기 위해 의석을 전부 떼어내고 전면 공사를 하고 있다. 9월1일에 오픈할 예정인데, 공사 일정이 촉박해 철야 작업을 할 정도로 분주하다.

본회의장 공사가 마무리 되면 최첨단 디지털 회의장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우선 명패가 전자 명패로 바뀐다. 또 의원들이 대정부 질문을 하는 발언대가 국무위원석 방향으로 돌아가는 회전식 발언대로 변한다. 개인별 좌석에 터치 스크린도 설치된다. 종이없는 의사 진행이 가능해져 회의가 열릴 때마다 책상에 넘쳐나던 법안 자료들이 사라지게 된다. 개인 단말기가 설치되면서 의결이 된 법안 내용은 온라인으로 이송되는 것이 가능해진다. 현재는 종이가 ‘원본’이고 정부로 의결 법안이 이송될 때는 반드시 종이 원본으로 이송하게 되어 있다. 내년에는 정부가 정부 입법 법안을 전자 문서로 제출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

외형상 가장 많이 바뀌는 것은 전광판이다. 현재는 찬성, 반대에 따라 의원들 이름 색깔이 변하는 수준이지만 컬러 HD 고화질 전광판으로 교체된다. 국회 입법 정보화실 관계자는 “고화질 컬러 전광판이 생기면 의원들이 대정부 질문을 하면서 파워포인트나 동영상을 이용하는 멀티 미디어 발언이 가능해진다”라고 말했다.

국회가 여의도에 터를 잡은 지 올해로 30년이다. 한국전쟁 이후 마땅한 곳이 없어 서울 태평로 시민회관에 자리를 잡았던 국회는 1975년 8월15일 본관 건물을 준공하고 그해 9월 여의도로 이전해 지금에 이르렀다. 김원기 국회의장과 남궁석 국회 사무총장은 전자 국회에 대한 의지가 남다르다. 김기만 국회의장 공보수석 비서관은 “57년 헌정 역사상 가장 큰 변화이다. 의장께서는 IT 강국을 살린 최첨단 디지털 국회를 지향하고 있다. 다만 아직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의원들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의장도 현재 컴퓨터 교육을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 가지 딜레마가 있기는 하다. 회의 중에 인터넷을 쓸 수 있게 할지는 아직 미정이다. 본회의장에 개인용 휴대 컴퓨터를 들고 들어갈 수 없다는 국회법 조항이 삭제되어 법적으로는 의원들이 개인 노트북을 휴대해도 상관이 없지만 문제는 회의 집중도이다. 국회 입법정보화실 관계자는 “각 단말기가 인터넷에 연결되긴 하지만, 회의 중에 인터넷을 쓸 수 있게 하는 것이 좋은지 회의중에는 차단하는 것이 좋은지는 논의중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국회 관계자는 “국회법이 개정되었으니 상식 선에서 노트북과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혹시 인터넷이나  노트북 사용이 가능해지면, 회의 도중에 이상야릇한 사이트를 보다가 카메라에 잡히거나, 노트북이 ‘무기처럼’ 본회의장을 날아가는 상황이 벌어지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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