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든 신부든 모두 오세요”
  • 소종섭 기자 (kumkang@sisapress.com)
  • 승인 2005.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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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불교계에는 ‘북쪽에는 정념, 남쪽에는 현응이 있다’는 말이 있다. 강원도 평창 월정사의 주지 정념 스님과 경남 합천 해인사의 주지 현응 스님이 불교계의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데서 나온 말이다.

그 정념 스님(사진·50)이 또 일을 냈다. 승려·목사·신부 들이 한자리에 모여 족구를 하는 보기 드문 광경을 만들어낸 것이다. 지난 6일 강원도 오대산 둔치에서 열린 ‘월정사 주지배 평창군 족구대회’에서 승려 4명으로 구성된 ‘월정사팀’은 신부·목사팀에게 연거푸 패했지만, 현장에는 웃음이 넘쳐흘렀다. 정념 스님은 “지역민 간에 화합을 다지기에는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는 족구만한 스포츠가 없다. 종교인들이 모범을 보이자는 의미에서 시범 경기를 했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2월 월정사 주지에 취임한 뒤 조계종에서는 처음으로 단기출가학교를 개설해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천년의 숲 걷기 대회’ ‘오대산 불교문화축전’ ‘불교영화제’를 여는 등 지역민들과 호흡을 함께 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도들을 중심으로 자원봉사자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중이다.

정념 스님은 “사찰은 열린 공간이 되어야 한다. 나 홀로 수행하는 곳이 아니라 지역으로 내려가 지역민들의 슬픔과 기쁨을 함께 나누는 곳으로 거듭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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