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풍당당 ‘현대가’
  • 차형석 기자 (cha@sisapress.com)
  • 승인 2005.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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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자동차·중공업 막강 위력…향토 기업은 맥 못춰
 
현대자동차(50.6%)와 현대중공업(35.0%). 정몽준 현대중공업 고문(27.1%)과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25.1%). 부산·울산·경남 권역의 전문가 그룹은 지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과 기업인으로 ‘현대가(家)’를 꼽았다. 현대가는 울산 지역에서 상당히 높은 수치를 보였고, PK권에서도 고른 영향력을 나타냈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은 주력 사업장을 울산에 두고 있다. 둘 다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현대자동차의 울산공장은 여의도의 1.5배가 넘는 부지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동차 공장이다. 3만4천여명이 이 공장에서 일하고, 1년 생산 가능 대수가 1백60만대에 이른다.

울산은 SK에 각별한 지지

현대중공업의 조선사업부 역시 세계 최대 규모의 조선소를 자랑한다. 1970년대 중반 세계 최대 규모의 조선소를 지으면서, 완공과 동시에 그리스로부터 주문받은 26만t 초대형 유조선 건조를 마무리한 ‘현대 신화’는 유명하다. 정치인 정몽준 의원이 부산·울산·경남에서 영향력 있는 ‘기업인’으로 꼽힌 것도 그가 현대중공업의 최대 주주(10.80% 소유)이기 때문이다. 정몽준 현대중공업 고문이 소유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주식 평가총액은 2005년 9월1일 현재 5천7백79억원에 이른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산권의 대표 기업으로는 르노삼성자동차와 롯데그룹을 들 수 있다. 부산 지역 응답자들 가운데 29.9%가 르노삼성을, 14.8%가 롯데를 꼽았다.
르노삼성은 부산 신호공단에 자동차공장을 두고 있다. 연간 24만대를 생산할 수 있다. 롯데그룹은 ‘야생야사(野生野死·야구에 죽고, 야구에 살다)’ 도시인 부산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부산을 연고로 한 롯데 자이언츠 구단을 갖고 있는 롯데그룹은 현재 부산에서 초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옛 부산시청 자리에 107층짜리 부산 롯데월드 건설을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

울산에서는 SK그룹(56.7%)과 최태원 회장(20.6%)을 꼽는 응답이 많았다. SK(주)는 현대자동차·현대중공업과 함께 울산 지역의 주력 3사이기 때문이다. SK(주) 울산컴플렉스(울산공장)는 지난해 각종 세금을 가장 많이 납부한 개별 사업장이기도 하다. 관세와 각종 내국세(법인세·부가가치세·특별소비세·교육세 등)를 합쳐 납부액이 1조2천6백10억원에 이른다.
세금을 많이 내는 기업인 만큼 지역민들의 애정이 남다르다. 지난해 SK가 소버린으로부터 경영권을 위협받을 때 울산상공회의소가 지역내 초우량 기업을 지키자고 ‘범시민 SK주식 사주기 운동’을 추진했을 정도였다.

다른 권역과 달리 영향력 있는 기업과 기업인 조사에서 이른바 향토 기업과 향토 기업인은 별달리 힘을 쓰지 못했다. 이번 조사에서 거론된 기업과 기업인은 대개 대기업이었다. 그리고 다른 지역과 달리 기업별 응답차도 크지 않았다. 그만큼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 공장이 이 지역에 골고루 진출해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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