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을 잡아라
  • 황지희 (PD연합회보 기자) ()
  • 승인 2005.09.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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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시청 행태 분석/평일 저녁 7시대, 40대 이상이 63%

 
매체 환경의 변화로 청소년들이 텔레비전을 멀리하면서 방송사들이 중년 시청자들의 마음을 잡기에 분주하다.

2005년 상반기 저녁 평일 7시대 프로그램들을 살펴보자. MBC 심의분석부가 최근 내놓은 보고서(‘저녁 7시대 시청행태 분석’)에 따르면 월요일은 MBC <전파견문록>, 화요일은 MBC <TV특종 놀라운 세상>, 수요일은 SBS <해결! 돈이 보인다>, 목요일은 KBS <피플 세상 속으로>, 금요일은 MBC <꼭 한번 만나고 싶다>가 가장 높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젊은 시청자들은 TV에서 점점 멀어져

이는 5년 전인 2000년 프로그램들과 대비된다. 당시에는 KBS <청소년 드라마 광끼>, <도전골든벨>, MBC <21세기 위원회>,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등이 편성되어 화제를 모았었다.  즉, 이제 초저녁 시간대는 40대 이상의 기호에 맞아떨어지는 휴먼 프로그램 내지 정보성 프로그램들이 높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얘기다. 보고서에서는 이제 평일 7시대는 40대 이상 중장년층 시청자가 전체 시청자의 63%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방송 관계자들은 이런 분석에 VOD(다시 보기) 서비스를 즐겨 이용하는 젊은이들의 시청 유형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VOD에도 지갑을 여는 것은 10~20대가 아니다. 유료 서비스의 경우 젊은층은 공유 사이트 이용률이 높아 방송사 처지에서 보아서는 소용이 없다. 지난 8월 15~21일까지 MBC 드라마 VOD 이용 순위(누적분 제외)에서도 <제5공화국>이 1위를 차지했다.

방송사마다 중년 시청자 붙잡기에 총력

이런 추세 때문에 방송사들은 중년층을 잡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오락 프로그램에 노주현 임예진 김흥국 조형기 등이 꾸준히 출연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KBS는 외화 선정에서도 <위기의 주부들> <칭기즈칸> 등 40대 이상의 기호를 반영하고 있다. 올 가을에 트렌디 드라마가 줄어들고 사극이 대거 편성되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MBC도 뒤늦게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MBC는 그동안 평일에도 <웃으면 복이 와요> <논스톱> 등을 배치하면서 젊은층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에 중년층에서도 인기도가 높은 김수미를 <안녕, 프란체스카>의 주인공으로 캐스팅한 데 이어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새로운 MC로 영입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아예 40~50대를 위한 토크쇼 <스타 자서전>도 신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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