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선 연기, 이번에는…
  • 고재열 기자 (scoop@sisapress.com)
  • 승인 2005.10.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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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키워드] 한·중 합작 블록버스터 무협영화:<칠검> <신화:진시황릉의 비밀>

 
올해로 영화 제작 100주년을 맞이하는 중국 영화의 기운이 거세다. 블록버스터 중국 무협 영화 두 편이 가을 극장가를 공략한다. 9월29일 개봉한 쉬커 감독의 <칠검>과 10월14일 개봉하는 청룽 주연의 <신화:진시황릉의 비밀>은 제작비가 각각 1백50억원과 3백50억원이 투입된 대작 영화다. <칠검>과 <신화>로 시작한 무협 장세는 12월 첸카이거 감독이 연출한 <무극> 개봉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칠검>과 <신화>는 영화의 내용과 함께 제작 방식 또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의 제작자와 파트너쉽을 형성하고 있고 한국 배우를 중용하고 있다. <칠검>은 한국·중국·홍콩의 영화제작자가 3분의 1씩 제작비를 분담했는데, 한국의 보람영화사가 제작에 참여했다 <칠검>에는 한국 배우 김소연이 출연했다. 지난 9월23일 중국에서 개봉되어 <칠검>을 앞지르는 흥행 기록을 세운 <신화>에는 한국 배우 김희선이 출연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칠검>과 <신화>에 한국 배우가 캐스팅된 것은 한류 효과 때문이다. 제작자들은 영화의 흥행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아시아권에서 가장 강력한 스타파워를 가지고 있는 한류 스타를 영입했다. 특히 제작자들은 한류 스타들이 한국어로 대사를 하도록 해서 아시아의 문화어로 자리 잡고 있는 한국어를 활용해 영화의 분위기를 조성했다.

한류 효과 기대하고 한국 스타 캐스팅

중국 무협 영화 출연이 한류 스타에게도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와호장룡> <영웅> <연인>의 연이은 상승세로 중국 무협 영화는 미주 시장과 유럽 시장에서 파죽지세를 이어갔다. 아시아 영화 시장을 하나의 시장으로 엮어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이는 중국 무협 영화가 한류 스타의 스타성을 높이고 세계에 한국의 스타를 알리는 계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칠검>과 <신화>는 작품 완성도와 흥행성에서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어 한류 스타가 누릴 효과는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칠검>은 작품의 힘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동방불패><천녀유혼> 등을 연출한 쉬커 감독은 블록버스터 영화를 제작하는 데에는 한계를 보여주었다. 특히 노예 녹주 역을 맡은 김소연은 제자리를 찾지 못했다. 전쯔단과의 로맨스도 영화의 스토리 안에서 유기적으로 엮이지 못했다.

 
<칠검>에서 쉬커 감독은 <와호장룡>이나 <영웅>의 유려한 액션과는 다른 사실감 있는 투박한 액션을 보여주었다. <황비홍> <촉산><천녀유혼>을 통해서 개척한 고공 액션을 포기하고 시도한 사실적인 액션은 무협 팬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러나 혼돈의 시기에 세상을 구한다는 <칠검>의 신화는 빈약한 서사 구조 때문에 관객의 감성을 건드리지 못했다.

명나라와 청나라 교체기를 배경으로 한 <칠검>은 국내 영화 관계자들로부터 원나라와 명나라 교체기에 고려 사신들의 불안정한 처지를 잘 녹여낸 한국 영화 <무사>보다도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베니스 영화제 개막작이었던 <칠검>은 2001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흑수선>의 악몽을 연상시켰다. 두 영화는 역량 있는 감독과 유명 배우가 출연하고 풍족한 제작비가 투입된다고 해서 영화의 완성도가 보증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영화에서 부진한 김희선 <신화> 덕 볼 듯

할리우드에 진출해 금의환향한 청룽의 귀환작 <신화>는 <칠검>에 비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신화>는 오락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내셔널 트레저>를 연상시키는 미스터리한 이야기 구조와 <진용>과 비슷한 시공을 초월한 서사 구조와, 청룽식 액션이 잘 버무려져 있다는 평가다. 중국에서의 흥행 기록도 <신화>가 <칠검>을 가볍게 능가했다.

특히 <신화>에서는 고구려 공주 역을 맡은 김희선이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김희선은 <패자부활전> <자귀모> <비천무> 등에 출연했지만 연기력과 관객 동원력에서 모두 실패했다. 출연한 영화마다 작품성과 흥행성 모두 실패하자 김희선에게는 영화에는 통하지 않는 배우라는 오명이 따라 다녔다. <신화>에서의 호연으로 김희선은 타이완 금마장상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칠검>과 <신화> 이후에도 중국 감독과 한국 배우의 짝짓기는 계속될 예정이다. 장동건은 첸 카이거 감독의 <무극>에 출연 중이다. 장르도 무협 일색에서 멜로 영화와 느와르 영화로 다양해진다. 지진희는 천커신 감독의 <퍼햅스 러브>에, 전지현은 <무간도>의 류웨이창 감독이 연출하는 <데이지>에 출연할 예정이다. 어떤 조합이 최고의 결과를 낼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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