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스캐너 들고 자료 찾아 삼만리
  • 안철흥 기자 (epigon@sisapress.com)
  • 승인 2005.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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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 수집가 김형찬씨

 
“국가가 나서지 않으면 나라도 하겠다.” 대중 음악 수집가 김형찬씨(44)의 반지하 셋방은 자료더미로 가득 차 있었다. 김씨는 부산대 공대를 졸업하고 한동안 사회 생활을 하다가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에서 1970년대 포크 음악 연구로 전문사(석사) 학위를 받은 늦둥이 연구자다. 현재 김창남 교수(성공회대·신문방송학), 신현준씨(대중음악 평론가) 등과 함께 한국대중음악회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그는 부산의 가족과 떨어져 서울에 홀로 머무르면서 대중 음악 자료를 찾아다닌다.

다른 돈벌이를 하지 않는 그의 서울살이는 거의 극빈자 수준이다. 약간의 원고료 정도가 수입의 전부다. 따라서 그의 자료 수집 방식도 값비싼 희귀 자료를 모으는 통상의 사례와는 전혀 다르다. 그의 가방에는 노트북 컴퓨터와 스캐너가 항상 들어 있다.

“도서관이든 개인이든 자료 소장자와 소장 장소를 알아내면 직접 찾아가서 복사를 부탁한다. 음반과 가사는 물론 신문·잡지를 모조리 뒤져서 관련 자료를 복사한다. 텔레비전에 방영되는 대중 가요 관련 영상을 빼놓지 않고 녹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렇게 자료를 무차별 수집하기 시작한 지 5년째. 대중 가요에 관한 한 그의 자료는 질이 높다고 정평이 나 있다. 얼마 전 신현준씨가 쓴 <한국 팝의 고고학>(한길아트)에 실린 희귀 사진 자료 대부분이 그에게서 나왔다. 최근 안양문예회관에서 광복 60주년을 기념해 열린 ‘60인의 스타와 오빠부대’ 전시회 또한 그의 수집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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