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얻은 영구치, 진짜 안 부럽다
  • 오윤현 기자 (noma@sisapress.com)
  • 승인 2005.10.14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플란트 치아, 틀니 대용으로 각광…씹는 힘, 자연 치아의 95% 이상
 퀴즈 하나. 호텔에 묵었던 사람들이 객실에 가장 많이 두고 가는 물건은 무엇일까. 정답은 틀니이다. 입안에 있던 틀니를 빼면 허전해서 결코 잃어버릴 것 같지 않지만, 사용자들의 이야기는 다르다. 음식을 씹을 때 외에는 별로 쓸모가 없고, 이물감도 거북살스러워 틈만 나면 빼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 틀니를 잃는 사람의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임플란트(인공 치아 매식술)을 하면서 틀니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노인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1996년 미국치과의사협회(ADA) 서베이센터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치과의사들은 1986년에 비해 1996년 임플란트를 시술을 세 배 가까이 더 했다. 1986년 당시에는 치과의사당 연 평균 17.7건을 시술했는데, 1996년에는 51.5건을 한 것이다.


 
 1965년에 첫선을 보였으니까, 임플란트의 역사는 꽤 오래된 셈이다. 그러나 당시에는 단순히 나사를 이용해 빠진 치아를 박는 수준이었다. 이후 기술과 재료가 발전하면서 이제는 ‘영구치와 거의 똑같다’라는 소리를 듣는다. 임플란트는 자연치의 뿌리에 해당되며, 보통 특수 금속으로 나사나 원통 모양으로 만든다. 역할은 분명하다. 인공 치아를 박기 수월하게 만들거나(그림 참조), 부분 틀니가 필요한 경우에 보철물을 고정시키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가장 최근에 등장한 임플란트는 자석식이다. 자기를 띤 임플란트를 치아 뿌리에 박은 뒤, 자기를 띤 인공 치아를 붙이는 방식이다. 자석식 임플란트를 전문으로 하는 서울 와이즈치과(3477-2804) 양 웅 원장은 치아가 4개 빠졌을 때를 예로 들며 이렇게 설명했다. “티타늄 나사 4개를 턱뼈에 박고, 자석이 달린 틀니를 붙였다 떼었다 하는 방식이다. 녹이 안 슬고 부식도 안 되는데다, 접착력이 강해 건치와 다를 바 없다.”   


 
 
실제 임플란트로 만든 인공 치아의 씹는 힘은 자연 치아의 95% 이상이다(일반 틀니는 30% 안팎이다). 치아의 능력을 회복하면 모든 것이 달라진다. 우선 마음껏 웃게 되어 얼굴이 쫙 펴지고, 음식물을 꼭꼭 씹어 먹어 소화력도 향상된다. 그 덕에 몸에 활기가 넘쳐난다. 또 의치를 했을 때 경험하는 치아의 흔들림이나 통증과도 헤어질 수 있다.


잇몸도 다시 건강해진다. 단점도 없지 않다. 인공 뿌리를 박고 1주일 안에 술을 마시거나 단단한 것을 씹으면 당장 힘없이 빠질 수도 있다. 틀니에 비해 비용도 훨씬 더 많이 든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효과를 생각하면 단점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세 단계 ‘공사’ 3~6개월 소요
 
임플란트 인공 치아는 크게 세 단계의 ‘공사’를 거쳐 완성된다. 첫 단계는 잇몸뼈(턱뼈)에 임플란트를 심는 과정이다. 드릴로 턱뼈에 3,4mm의 구멍을 낸 뒤 티타늄 임플란트를 박는 것이다. 이후 뼈와 티타늄이 유착될 때까지 기다리는데, 기간은 보통 3~6개월이 걸린다. 다음 단계는 잇몸뼈 속에 박혀 있는 임플란트를 잇몸 위로 보이게 만드는 과정이다. 머리가 드러나야 인공 치아를 끼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단계는 간단한 시술로 가능하며, 상처가 아무는데도 1~2주일밖에 안 걸린다. 마지막 단계는 인공 치아를 임플란트에 끼우는 과정이다. 이 단계가 끝나면 시술자는 바른 양치질과 치실 등으로 임플란트를 깨끗이 관리해야 한다. 부패물과 접촉하면 원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공 치아로 이용되는 원료는 다양하다. 지금까지는 자신의 뼈, 다른 사람의 뼈, 동물의 뼈, 또는 인공 합성 뼈를 주로 사용했다. 그러나 자신의 뼈는 또 다른 부위를 수술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고, 다른 사람의 벼는 감염 가능성이 높아 사용하기가 껄끄러웠다. 소 같은 동물의 뼈도 비슷하다. 면역 체계가 달라 거부 반응이 일어날 수도 있고, 동물의 질병에 감염될 수도 있다.


 최근에 널리 활용되는 뼈는 동물의 뼈를 특수 처리해서 감염 위험을 줄인 제품들이다. 뼈의 주성분인 칼슘을 포함하는 수산화인산칼슘과 실리콘을 주성분으로 하는 합성물질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 물질은 생체 적합성과 생물학적 친화력이 다른 뼈에 뒤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아직 임상에서 사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앞으로는 rh BMF-2라 불리는 물질이 널리 상요될 가능성이 높다. 이 물질은 뼈 형성에 관여하는 단백질 가운데 하나인데, 자신의 벼에서 이 물질을 추출해 유전자 공학 기술로 치아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현재 임플란트는 60,70대 노인들도 사용 가능하다. 그렇지만 골다공증이 심하거나 다른 질환 때문에 수술을 감당하기 어려운 사람은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또 몸이 극도로 쇠약한 노인도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수 있다. 가끔 잇몸뼈가 녹아내린 사람이 있는데, 이런 사람도 인조 뼈를 이식한 다음에 시술을 하면 감쪽같이 인공 치아를 박을 수 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