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목 관광지 사업은 대우의 사기극”
  • 장영희 전문기자 (view@sisapress.com)
  • 승인 2005.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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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환 사무국장 인터뷰

 
로이젠 건이, 아니 필코리아 소유 회사들이 사실상 김우중씨 국내 은닉 재산이라는 정황이 드러나게 된 것에는 한 환경운동가의 헌신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김일환 사무국장(41)이 그 주인공이다. 김국장은 김씨 가족이 거제에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는 8월 말 <시사저널> 보도와 BFC 자금이 퍼시픽인터내셔널에 흘러들어갔다는 9월2일 검찰 조사 결과를 접하고 이를 단서로 한 달여 동안 추적해 이 땅이 김씨 은닉 재산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왜 로이젠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
1997년 대우(지성학원)가 거제에 골프장을 짓겠다고 할 때부터 반대했다. 당시 이름은 거제 아도니스 골프장이었다. 골프장이 세워질 장목면 송진포 일대는 바다에 면해 있어 물 흐름이 완만하다. 농약 등이 살포될 경우 빠져나가기 어려워 해양 생태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 지역은 수달 서식지이기도 하다. 또 송진포마을 일대는 마사토 토질이어서 원래부터 물이 부족하다. 이곳은 연간 10억원의 소득을 올리는 조생종 양파 생산지인데 골프장이 생겨 지하수를 끌어가면 농사를 짓기 어려울 것이다. 이런 것이 반대한 이유다. 대우 붕괴후 잠잠했는데 지난해 로이젠이 생기고 올 들어 재추진하면서 충돌을 빚었다.

어쨌든 로이젠이 사업 추진을 자진 철회하지 않았는가?
로이젠이 지난 6월 재차 사업계획서를 (거제)시청에 내면서 주민들과 대규모 집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3일 만에 갑자기 철회했고 10여일 뒤 김씨가 귀국했다. 검찰 수사를 받는 동안 은닉 재산임이 노출될 것을 걱정하지 않았나 싶다. 그런데 김씨 귀국후 ‘재기할까’ ‘재산이 정말 없을까’ 따위의 언론 보도가 쏟아졌지만 장목 관광지 100만평에 대한 언급이 없어 의아했다. 답답하던 참에 <시사저널> 기사와 검찰 조사 결과가 나와 이거다 싶었다. 필코리아와 로이젠과의 관계는 등기부등본을 떼니 금방 나왔고 골프장 부지 필지의 임야(토지) 대장을 출력해보니 김우중→지성학원→로이젠으로 이어지는 소유 관계 변화가 어렵지 않게 파악되었다. 이런 의혹을 제기할 만한 사실 관계를 홈페이지에 올리자 이를 한 방송이 보도했는데, 이를 본 몇몇 국회의원들이 관심을 보였다. 국감에서 제기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해 이들을 적극 도왔다. 지금 거제에서는 대우가 추진하려는 장목 관광지 사업이 사기극이라는 여론이 일고 있다. 처음의 개발 계획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골프장 건설에만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땅값만 크게 뛰었다.

후속 계획이 있는가?
지성학원과 로이젠의 토지 매매 과정을 들여다보고 있다. 공정거래법 등 관련법 위반 혐의가 드러나면 검찰에 고발할 작정이다. 자산관리공사가 대우를 도우려 했다는 의심도 하고 있다. 할 일을 제대로 했는지 10월중에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하겠다.  국공유지 매각에 대해서도 정부에 팔지 말도록 촉구할 생각이다. 대우 처리에 천문학적인 국민 세금(공적자금)이 들어가지 않았나. 관련 정부기관은 김씨가 숨긴 재산을 끈질지게 추적해 빠짐없이 환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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