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 상품’의 진실
  • 문정우 대기자 (mjw21@sisapress.com)
  • 승인 2005.11.14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프랑스가 미국에 심해 열수 분출구 공동 탐사를 제안한 것은 인류가 달에 상륙하고 나서도 2년이나 지난 1971년이었다. 깊은 바다 밑은 인류에게 우주보다도 더욱 생소한 세계였던 셈이다. 그와 같은 신비감과 건강 열풍이 합세해 요즘에는 심해 상품이 인기이다. 심층해수와 심해의 해조류나 플랑크톤 퇴적물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만든 건강음료, 화장품, 비염 환자에게 좋다는 스프레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품이 비싸게 팔려나간다.

하지만 심해저 연구자들의 눈에는 이 상품들이 영 미덥지 않게 보인다. 수입품을 빼고 우리 나라에서 팔리는 심층수나 심해 추출물들은 대부분 동해에서 나오는데, 동해의 오염 정도가 장난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한 연구자는 해양수산부의 가장 큰 극비는 동해 오염 수치라고 귀띔한다.

얼마 전 한 방송사도 동해의 폐수처리장 오염 실태의 심각성을 보도한 일이 있다. 특히 북한 한류와 쓰시마 난류가 흐르는 지역은 모두 표층수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그같은 해류가 흐르는 지역에서 채취한 해수는 대부분 오염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 연구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좀더 정밀한 연구를 통해서 결론을 내려야 하지만 연중 북한 해류에 노출되는 고성·속초·강릉 연안에서 채취한 심층해수와 퇴적물 등은 오염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이다. 현재 심층해수 사업자들은 동해 연안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바지선을 띄우고 바닷물을 채취하는 형편이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