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자료 내놓을까?
  • 주진우 기자 (ace@sisapress.com)
  • 승인 2005.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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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시민단체, 현지 조사와 기록 제공 요청한 상태

 
최근 ‘KAL 858기 가족회’와 ‘KAL 858기 사건 진상규명 시민대책위’(시민대책위·상임대표 김병상)는 김현희씨에 대한 북한 현지 조사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시민대책위 집행위원장 신성국 신부는 “KAL 858기 사고 이후 북한은 지속적으로 이 사건을 대선을 앞둔 남한 안기부의 조작 사건이라고 밝혔다. 김현희가 진짜 북한 사람인지도 확인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로동신문>을 통해 KAL기 사건과 무관하다는 성명을 여러 차례 발표했다. 1987년 12월6일 조선중앙통신사 대변인 성명을 통해 “남조선 려객기의 실종 사건은 우리와는 아무런 관련도 없다”라며 ‘려객기 사건은 대통령 당선 음모에 정치적으로 리용하려는 놀음’이라고 규정했다. 안기부의 수사 발표 다음날인 1988년 1월16일 성명에서는 “우리 북반부에는 남조선 괴뢰들이 조작 발표한 그런 이름을 가진 사람들도 없고 그런 경력을 가진 인물들도 없다”라고 발표했다. 또 “녀자의 아버지 이름과 년령, 경력과 직업까지 내대고 있지만 앙골라 주재 우리 대표부에는 그런 이름과 년령을 가진 외교관이란 없으며 그와 비슷한 경력을 가진 사람조차 없다”라고 말했다.
안기부 발표 가운데 김현희씨의 아버지 김원석씨가 앙골라 주재 북한 무역대표부의 수산 대표라고 발표한 부분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의 하기와라 기자가 김현희씨라며 사진 한 장을 제시하자, 김현희 역시 “내가 맞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곧 북한의 정희선이라는 여인이 사진 속의 화동이 자기라고 주장했다. 일본 하기와라 기자는 곧 자기 주장을 철회했다.

신성국 신부는 “민간 조사단을 꾸려 북한 현지 조사를 벌이는 데에 대한 북한 당국의 협조를 구하고 있다. 남쪽에서 풀지 못한 KAL기 사건을 북쪽에서 해결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KAL기 관련 단체와 별도로 한 시민단체는 북한측과 KAL기 조사에 대한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밝혔다. 이름을 밝히지 말라는 이 단체 관계자는 “북측에 김현희와 관련한 질문서를 전달했다. 그 가운데 김현희의 학교 학적부와 어렸을 때 출연했다는 영화 <사회주의 조국을 찾은 영수와 영욱>과 <딸의 심정>이라는 기록을 제공하는 데 상당한 접근을 보았다”라고 말했다.

북한은 1988년 1월 KAL기 사건을 계기로 미국에 의해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되었다. 하지만 1988년 이후 KAL기 테러국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한 북측의 노력은 적극적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조선아태평화위원회 한 간부는 “우리가 줄기차게 주장했지만 남측 기자들은 우리의 주장은 들어보지도 않고 김현희가 예쁘다는 기사만 썼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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