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천국, 불신지옥”
  • 김은남 기자 (ken@sisapress.com)
  • 승인 2005.12.09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요즘세상]
 
나라를 뒤흔든 메가톤급 논쟁답게 인터넷상에서 전개된 일련의 ‘황우석 공방’은 기상천외한 신조어들을 탄생시켰다. 

황우석 교수를 지지하느냐 비판하느냐에 따라 누리꾼들은 서로를 각각 ‘황빠’ ‘엠빠’라 지칭하며 야유했다. ‘황빠’의 다른 이름이 ‘황사모’였다면 ‘엠빠’는 또 ‘황까’라 불리기도 했다. 황교수와 관련된 사안이면 무조건 ‘까려’ 든다는 데서 유래한 조어였다.

그런가 하면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의 진위 여부를 놓고 벌어진 논쟁에서는 ‘줄기교(敎)’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황교수 비판자들은 ‘황교주’를 섬기는 ‘줄기교도’들이 ‘줄기천국/불신지옥’을 외치며 ‘불신라멘’으로 끝나는 신앙 고백문을 읊고 있다고 조롱했다. 반면 지지자들은 이를 ‘PD공책’에 세뇌된 자들의 잠꼬대로 받아들였다.  

난자 기증자들이 벌인 이른바 ‘진달래 퍼포먼스’를 놓고도 말이 쏟아졌다. 이들을 ‘성녀(聖女)’라 부르며 칭송한 이가 있는가 하면, 북한식 집체주의가 연상됐다는 이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세계 과학계나 언론이 글로벌 스탠더드를 떠들어도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간다는 식의 ‘주체 과학’이 바야흐로 탄생했다며, 황교수를 이제부터 ‘황주석’이라 불러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